"70년대인 줄"…글로벌 IT 대란에 '손 글씨' 일기예보 등장
지난 19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덮친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발 ‘정보기술(IT) 대란’으로 미국 한 방송국에서는 손으로 직접 지도를 그린 일기예보가 등장했다고 미 CNN이 20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레딩에 있는 CNN 제휴사 KRCR는 전날(19일) 글로벌 IT 대란의 영향으로 방송 진행을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KRCR 기상캐스터인 프레스턴 도니언이 출근했을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날씨 뉴스를 위해 필요한 그래픽을 쓸 수 없던 것이다. 통상 날씨 뉴스를 전할 땐‘그린 스크린’(화면 합성을 위한 배경 막) 앞에서 그래픽을 활용해 지역별 날씨를 전달한다.
도니언은 처음엔 아이패드를 활용해 화면을 공유하거나 웹사이트를 띄워 날씨를 전했다. 하지만 이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대책을 숙고하던 그는 펜을 꺼내 하얀 종이 위에 검은색 펜으로 캘리포니아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날씨는 빨간색으로 표시한 뒤 이 종이를 화면에 띄우고 카메라 앞에 섰다. “제가 방금 그린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다.
그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날씨를 전하면서 “트리니티 카운티는 조금 작게 그려졌고 모독 카운티는 네모진 모양이 되기는 했지만, 시각적인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CNN과 인터뷰에서는 “컴퓨터 기술 없이 시각적으로 보여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재미있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방송 이후 SNS를 통해 ‘정보를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시청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한 시청자는 “(도니언의) 기상예보에 대한 복고적인 접근 방식이 종이 지도를 사용했던 197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KRCR 시스템은 도니언이 교대근무를 끝낼 때인 오전 11시쯤 다시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다.
CNN 기상학자인 엘리사 라파는 “이 업계에서 30년 이상 일한 베테랑에게 물어본다면 그린 스크린의 마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날씨 뉴스가 이런 식으로 전달됐다는 것을 알려줄 것”이라며 “우리가 얼마나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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