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영부인 사상 처음 검찰 대면 조사…이순자·김옥숙·권양숙은

양수민, 조수진 2024. 7. 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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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국빈 방문한 UAE 모하메드 대통령의 공식 환영식이 지난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사열대를 걷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일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 신분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돼 12시간가량의 대면 조사를 받았다. 재임 중인 대통령의 배우자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개인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전직 배우자 신분이었다.


수사 대상 오른 역대 대통령 배우자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왼쪽),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중앙포토
대통령의 배우자로 처음 검찰 수사 물망에 오른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다. 김 여사는 1995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노 전 대통령의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할 당시 노 전 대통령과는 별개로 대기업 등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다만 김 여사의 경우 증거불충분으로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수사가 종결됐다.

처음 검찰에 소환된 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다. 이 여사는 2004년 5월 대검 중수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과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가 이 여사의 친척 계좌에 유입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였다. 당시 이 여사는 “검찰이 남편 비자금이라고 주장하는 돈은 패물을 팔고 땅을 사서 불린 알토란 같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여사는 소환 조사 이후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을 대납하는 형식으로 200억원을 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왼쪽)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 중앙포토,뉴스1


검찰 조사를 받은 두 번째 대통령 배우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다. 권 여사는 2009년 4월 주거지에서 가까운 부산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이 재임 기간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40만 달러(약 68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는 과정에 권 여사가 관여한 의혹을 조사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는 종결됐고, 권 여사에 대한 조사도 그대로 마무리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도 2018년 이 전 대통령의 자동차부품회사인 다스(DAS)와 관련한 자금 횡령 및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검찰의 참고인 조사 대상에 올랐으나 실제 조사가 이뤄지진 않았다. 당시 검찰은 김 여사가 자금 전달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 주목해 자택 방문이나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의 참고인 조사 등을 다각도로 고려했으나 김 여사가 거듭 거부해 대면 조사는 무산됐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를 조사한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여사가 여행을 목적으로 예비비 4억원을 편성해 인도로 출장을 다녀왔다는 ‘타지마할 외유 의혹’, 샤넬 재킷을 착용하고 반납하지 않았다는 ‘샤넬 재킷 의혹’ 등에 대해서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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