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팬데믹 종료로 수출 2배↑...中의존도는 김정은 집권 이후 최고치
지난해 북한의 수출 규모가 전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는 21일 발표한 ‘2023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전년 대비 74.6% 증가한 27억 6912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의 수출은 전년 대비 104.5% 증가한 3억2517만 달러, 수입은 71.3% 증가한 24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적자는 2022년 12억6761만 달러에서 지난해 21억1878만 달러로 67.1% 증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시기 이후 기저효과와 대중(對中) 교역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교역은 2022년보다 77.6% 증가한 27억 211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2억9245만 달러, 수입 24억2865만 달러다. 대중 무역 적자는 2022년 12억7000만 달러에서 21억4000만 달러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북한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96.7%에서 2023년 98.3%로 상승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인도·모잠비크·오스트리아가 북한의 5대 교역국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북한의 교역국 1위인 중국(98.3%)의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다른 5대 교역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가 북한의 대외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지난해 북한의 최대 수출 품목은 조제 우모와 솜털(가발·조화 등)로,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32.5% 증가한 1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품목은 전량 중국으로 수출됐으며 전체 북한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6%로 절반을 넘겼다. 지난 2022년 수출액 1위였던 광물류(광·슬랙 및 회)는 지난해 3300만 달러로 3위로 내려왔고, 2위를 지킨 철강은 23.4% 증가한 34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북한의 최대 수입품목인 원유·정제유 등 광물성 연료·광물유의 수입액은 전년 대비 13.4% 감소한 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위 교역국 베트남에는 플라스틱 및 그 제품을, 인도에는 유기화학 제품, 모잠비크에는 의료용품, 오스트리아에는 석·플라스터·시멘트 등의 제품을 각각 가장 많이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과 인도에서는 각각 전자기기 및 부품과 알루미늄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북한의 대외 교역 규모는 지난 2021년 최저치를 기록한 후 증가 추세로 돌아서 작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교역 비중이 절대적인 중국과의 교역 품목 및 다른 지역과의 교역 확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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