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처음 오신 날, '강민호'는 팀 구했다…"7년 만에 처음, 좋은 선물 드려 기뻐" [현장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7. 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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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맹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오늘 하루, 가장 멋진 아들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5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21-4 대승과 함께 3연패에서 탈출했다. 4홈런 포함 22안타를 생산하며 올 시즌 팀 최다 안타, 득점, 타점 기록을 경신했다.

강민호는 무척 값진 홈런을 때려냈다. 3회말 점수를 뒤집는 3점포를 쏘아 올리며 결승타를 장식했다. 이 한 방으로 15시즌 연속 10홈런도 달성했다. 역대 KBO리그 5번째의 대기록이다.

3-3으로 팽팽해진 3회말 2사 1, 2루. 강민호는 롯데 선발투수 이인복의 2구째, 140km/h의 투심 패스트볼을 강타했다. 비거리 135m의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10호 아치로 단숨에 6-3을 만들었다.

9-4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2루타를 쳤다. 빅이닝의 서막을 알렸다. 삼성은 5회말에만 4득점을 추가해 13-4로 쐐기를 박았다. 14-4로 리드하던 6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서 강민호는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후속 김영웅의 투런 홈런에 홈을 밟았다. 삼성은 6회말에도 4득점을 쌓아 17-4를 완성했다.

최근 타격감이 무척 좋다. 강민호는 이날 포함 7월 12경기서 타율 0.477(44타수 21안타) 6홈런 17타점을 몰아쳤다. 시즌 성적은 91경기 타율 0.302(248타수 75안타) 10홈런 46타점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강민호의 홈런이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타선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강민호에게 기록 달성 및 승리 소감을 물었다. 강민호는 "기분 좋다. '건강하게 계속 야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팀 승리를 도울 수 있는 타점을 올려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7월 들어 엄청난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강민호는 "전반기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올해 10홈런 칠 수 있을까. 10홈런을 목표로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빨리 (10홈런에) 도달한 것 같다"며 "지금은 내 개인적인 성적보다 팀 순위가 더 중요하다. 정말 치열하게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인 성적은 더 내려놓고 팀 승리에만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7월에만 6홈런을 터트린 것에 관해서는 "나도 모르겠다. 전반기엔 공이 외야로 뜨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홈런이 나오고 있어 나도 신기하다"며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계속 흐름을 이어보겠다"고 밝혔다.

포수로서, 선발투수 원태인을 위해서도 애썼다. 강민호는 "초반에 볼카운트 잡는 변화구가 다 안타로 이어졌다. 패스트볼을 많이 쓰는 것으로 패턴을 바꾸자고 했다. 그게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며 "(원)태인이가 최근 안 좋았다. 오늘(20일)도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 경기를 계기로 잘 풀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사실 태인이가 요즘 안 좋아 나도 글러브를 바꿨다. 시즌 초반 태인이가 잘했을 때 썼던 글러브를 최근엔 안 썼는데, 다시 그때의 느낌을 가져오고 싶어 내 글러브를 교체했다"며 "그렇게 하면서 기운을 바꿔보려 했는데 결과적으론 잘 됐다"고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활약한 뒤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며 팬들에게 하트를 그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날 특별한 손님이 야구장에 함께했다. 강민호의 가족이다. 특히 부친은 수차례 중계방송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강민호는 "아버지가 원래 경기장에 잘 안 오신다. 내가 삼성에 온 지 7년째인데, 7년 만에 처음으로 야구장에 오셨다. 부모님 앞에서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 기분 좋다"고 전했다.

이어 "조카들과 내 첫째 딸이 방학해 가족 여행 겸 다 같이 야구장에 온 것이다. 원래 아빠, 엄마는 잘 안 오셨다. 오늘은 아빠가 나보다 더 긴장 많이 했더라"며 "평상시에도 칭찬은 잘 안 하신다. 항상 '건강해라. 자만하지 말고'라는 말씀만 하신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현재 10개 구단 중 3위다. 2위 LG 트윈스, 4위 두산 베어스와 각각 1게임 차다. 더 높은 곳을 노린다. 강민호는 "앞으로 정말 더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질 것이다. 뒤처지지 않고, 분위기 잘 이끌어 한번 잘 싸워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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