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다이어리]뉴욕주도 교내 '스마트폰 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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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녀들에게 14세 전까지 '스마트폰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뉴욕주가 학생들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에 칼을 뺐다.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은 이미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을 연 아이폰이 나온 지 벌써 17년이 지났지만, 교내 스마트폰 사용 논란은 여전히 쉽게 해결되지 않는 세계 공통의 숙제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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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녀들에게 14세 전까지 '스마트폰 금지령'을 내렸다. IT 천재인 게이츠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에는 디지털 기기 노출을 최대한 자제시켰다. 그는 저녁 식사시간에도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히 금지했다.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온 게이츠 가문 교육 방식의 영향이 컸다. 변호사였던 게이츠의 아버지는 TV를 멀리 하고, 책을 가까이 해 게이츠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기르도록 하는 데 애썼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은 가정뿐 아니라 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큰 골칫거리다. 학생들이 학교 수업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치 못하면서 수업 분위기를 망치기 일쑤여서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고등학교 교사의 약 70%, 중학교 교사의 약 3분의 1은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지는 것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했다. 여기에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로 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특히 논란이다. 지난해 비벡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 단장은 SNS가 어린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미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SNS로 우울증, 불안, 자살, 외로움 관련 지표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0~24세 자살률은 2007년에서 2018년 사이 5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뉴욕주가 학생들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에 칼을 뺐다.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가 주(州) 내 공립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 전면 금지를 추진하기로 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호철 주지사는 지난달 부모가 자녀의 SNS를 통제하도록 하는 법안에 최초로 서명했다. 부모의 동의를 얻지 않으면 SNS 플랫폼이 18세 미만 사용자에게 중독성 콘텐츠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연장선 상에서 호철 주지사는 이번엔 학생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뉴욕주 모든 공립학교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문자, 통화만 가능한 휴대폰을 사용토록 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은 이미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앞서 로스앤젤레스(LA)는 지난달 학생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뉴욕시에서는 공립학교 가운데 3분의 1이 학생이 등교할 때 잠금식 파우치에 휴대폰을 넣어 제출하고, 집에 갈 때 돌려받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욘드르라는 회사는 2023년 정부 계약에서 210만달러의 매출을 창출했다. 불과 2년 전보다 10배나 증가한 규모다. 스마트폰 금지령의 효과도 일부 확인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 KIPP NYC 칼리지 프렙 고등학교의 경우 이 조치 시행 후 1년도 안 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상승했다. 10대의 스마트폰 사용은 미국에서도 식지 않는 논란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연 아이폰이 나온 지 벌써 17년이 지났지만, 교내 스마트폰 사용 논란은 여전히 쉽게 해결되지 않는 세계 공통의 숙제인 듯 싶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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