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이터 3인방', 라스베이거스에 뜬다

양형석 2024. 7.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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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1일 UFC on ESPN 60에서 최두호-최승우-이정영 동반승리 도전

[양형석 기자]

'UFC의 성지' 라스베이거스에 3명의 코리안파이터가 동시에 출전한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와 '스팅' 최승우,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은 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UFC APEX에서 열리는 UFC on ESPN 60 대회에 동반 출전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코메인이벤트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이언 터틀' 박준용은 계체를 마친 후 박준용의 '의학적 문제'로 인해 브래드 타바레스와의 경기가 취소되면서 이번 대회에는 3명의 선수만 출전하게 됐다.

지난 2015년 UFC 서울대회에서는 김동현을 비롯해 최두호, 양동이, 남의철, 방태현,함서희, 마동현까지 7명의 한국 파이터가 출전한 적이 있다. 2019년 12월 부산대회에서도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비롯해 최두호, 정다운, 박준용, 강경호, 최승우, 마동현 등 7명이 출전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장소, 그것도 'UFC의 성지'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한국인 파이터 3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것은 결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8년간 옥타곤 승리가 없는 최두호(왼쪽)는 무엇보다도 승리가 절실하다.
ⓒ UFC
 
마지막 승리 2016년, 승리 절실한 최두호

지금은 그 위상이 많이 내려갔지만 2016년까지만 해도 최두호는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로부터 야이르 로드리게스,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함께 '페더급의 미래를 이끌 3인방'으로 지목됐을 정도로 떠오르는 신성이었다. 특히 2016년 12월에 열렸던 컵 스완슨과의 엄청난 난타전은 역대 3라운드 경기 중 최고의 명승부로 불렸고 실제로 2022년 4월 UFC 명예의 전당 'FIGHT WING'에 헌액되기도 했다.

하지만 컵 스완슨과의 경기 이후 최두호의 위상은 크게 하락했다. 생애 첫 메인이벤트 출전이었던 2018년 1월 제레미 스티븐스전에서 2라운드 KO로 무너지며 커리어 첫 KO패를 당한 최두호는 2019년 12월 부산대회에서도 찰스 쥬르댕에게 2라운드에서 KO로 패하면서 3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뛰어난 타격능력은 여전했지만 컵 스완슨전부터 지적되던 수비와 맷집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하며 최악의 위기에 빠진 것이다.

3연패 이후 3년 넘게 옥타곤에 오르지 못했던 최두호는 작년 2월 카일 넬슨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최두호는 피니시를 노리던 과거와 달리 연패탈출을 위해 착실하게 포인트를 쌓으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경기를 주도하며 연패탈출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최두호는 3라운드에서 넬슨과 머리가 부딪혔고 심판이 이를 '고의 버팅'이라고 판정하면서 감점으로 인해 무승부가 되고 말았다.

물론 경기가 끝난 이후 많은 격투팬들이 '최두호가 이긴 경기'라고 인정을 해줬지만 결국 최두호는 2016년 7월 티아고 타바레스전 1라운드 KO승을 마지막으로 8년째 옥타곤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사실 최두호는 데뷔 초에 쌓아놓은 '3연속 1라운드 KO승'이라는 엄청난 임팩트가 아니었다면 UFC에서 생존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최두호의 남은 격투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옥타곤에서의 승리추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최두호는 UFC on ESPN 60 대회에서 1989년생의 베테랑 파이터 빌 알지오를 상대한다. 2020년부터 UFC에서 활약한 알지오는 옥타곤에서 9경기를 치러 5승4패를 기록했고 지난 3월 최두호와 비겼던 카일 넬슨에게 1라운드 KO로 패한 바 있다. 최두호로서는 1승의 제물로 삼기에 적합한 상대라는 뜻이다. 8년 만에 옥타곤 승리를 노리는 최두호는 예전처럼 격투팬들에게 화끈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연승에 도전하는 스팅과 코리안 타이거
 
 '스팅' 최승우(오른쪽)는 박준용의 이탈로 생애 첫 코메인이벤트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 UFC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으로 뛰어난 타격실력을 자랑하는 최승우는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 TFC에서 두 번의 챔피언에 오른 후 2019년 UFC에 진출했다. 연패로 UFC 커리어를 시작한 최승우는 이후 내리 3연승을 기록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2021년6월 줄리안 에로사와의 경기에서는 107초 만에 화끈한 KO승을 따내며 UFC 진출 후 처음으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승우는 2021년 10월 알렉스 카세레스전을 시작으로 조슈아 쿨리바오, 마이클 트리자노를 상대로 내리 3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연패를 기록 중이던 트리자노에게 당한 실신KO패는 상당히 뼈 아팠다. 그렇게 UFC 진출 후 최대위기에 빠진 최승우는 작년 8월 정찬성의 은퇴경기가 있던 싱가폴 대회에서 야르노 에렌스를 상대로 한껏 성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판정승을 따내고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박준용의 경기취소로 코메인이벤트에 출전하게 되는 최승우는 15승5패12KO의 전적을 가진 동갑내기 파이터 스티브 가르시아를 상대한다. UFC 전적 4승2패의 가르시아는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고 3번의 승리가 모두 KO였을 정도로 화끈한 타격을 자랑하는 파이터다. 어쩌면 최승우의 커리어에서 가장 위험한 상대일 수도 있지만 바꿔 말하면 최승우가 한 단계 위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상대가 될 수도 있다.

만22세의 나이로 로드FC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던 이정영은 아시아 종합격투기 유망주들의 UFC 등용문이었던 '로드 투 UFC'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UFC에 진출했다.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을 자랑하는 이정영은 지난 2월 UFC 데뷔전에서도 아마추어 복싱 미국 주 챔피언 출신 블레이크 빌더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3-0으로 판정승을 거두며 옥타곤에 순조롭게 안착했다.

이정영은 UFC 두 번째 경기에서 필리핀 출신의 하이더 아밀을 상대한다. 아밀은 9승 무패 5KO1서브미션의 전적을 가진 파이터로 지난 2월 UFC 데뷔전에서 퍼니 가르시아를 2라운드 KO로 제압한 바 있다. 이정영과 아밀의 경기는 UFC의 화이트 대표가 SNS를 통해 '추천경기'로 소개했을 만큼 주목 받는 경기다. 이정영이 자신의 이름을 현지 격투팬들에게 알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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