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37명 “바이든 물러나라” 공개 촉구
미국 민주당 소속 의원 최소 37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당내 영향력이 높은 인사들의 변심을 기점으로 후보직 교체 촉구 물꼬가 확대된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민주당 후보직 교체를 가정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초점을 맞춘 공세를 준비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50명, 하원의원 213명(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무소속 의원 4명 포함) 등 총 263명의 의원 중 14%(37명)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직 사퇴 공개요구는 지난 2일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이 처음 시작했고, 이후 열흘 동안 20명이 추가로 합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테러가 발생한 지난 13일부터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새로운 공개 압박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7일부터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슈머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오바마 전 대통령, 펠로시 전 의장 등 당 고문들의 후보직 재고 촉구 기류가 공개되자 다시 압박이 증가, 최근 사흘 동안에만 14명이 동참했다.
WP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패배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전국 여론조사와 대성 승패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열세를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 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의 전국 여론조사 분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우위는 지난 1일 1.4% 포인트(바이든 40.4%, 트럼프 41.8%)에서 이날 3.2% 포인트(각 40.3%, 43.5%)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주 선거운동에 복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우리는 투표소에서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대선 캠페인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당대회 연설 발언을 비판하는 폭풍 트윗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제도를 보호하겠다는 트럼프 발언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고, 인플레이션 대책에 대해서도 “중산층 세금 부담을 늘리고, 물가를 더 끌어올 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부추기는 민주당 원로들에 대해서도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캠프 고위 관계자가 “이 남자(바이든)를 30~40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뒤에서 찌르고 있다”며 “그들이 그를 줄리어스 시저(율리우스 카이사르)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공개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선대위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사퇴 요구에 한층 심각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이 결단에 대비해 구체적인 세부 사항 준비에 들어간 상태라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됐다. 마크 타카노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2020년 민주주의를 구한 것”이라며 “2024년에도 다시 그렇게 할 수 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횃불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민주당 여성 기부자들을 중심으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서약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여성 정치 단체는 해리스 캠페인에 대한 조기 기부금 확보를 위한 활동에도 착수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지난 11~15일 성인 1253명 대상)에서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6명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공화당도 민주당의 후보 교체 움직임 대비를 확대했다. NYT는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서 물러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 팀은 이미 해리스에 대한 연구서적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참모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승계할 경우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는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 대한 기록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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