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세금 많다"…종업원 일침 들은 트럼프, 345조 감세안도 나왔다[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세종=송승섭 2024. 7.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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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팁 면세 공약
네바다주 식당 종업원의 불평에서 시작돼
年 380억달러 팁세 내는 400만명 '열광'
민주당에서도 일부 의원은 "찬성" 표명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로 나왔습니다.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양한 공약도 내놓고 있는데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표한 공약이 미국인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바로 ‘팁 면세’ 제도죠. 왜 미국인들은 팁 면세제도에 열광했을까요?

팁 면세 공약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9일 라스베이거스 선셋 파크에서 열린 집회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이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웨이터 세금 인하계획을 발표하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가 처음 말하는데요. 호텔 종업원과 팁을 받는 사람들은 매우 기쁠 겁니다. 제가 취임하면 팁을 받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리고 지난 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팁 면세 계획을 다시 언급했습니다. 팁 면세 공약이 한 종업원과의 대화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소개했죠. 네바다의 한 식당에서 만나 종업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부가 나를 쫓아다녀요. 항상 팁 때문이죠.”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종업원으로 일을 하면서 팁을 받는데 여기에 세금을 매기니 소득이 줄어든다는 토로였죠.

실제 미국의 세금 제도는 고용주로부터 받은 기본임금 외에도 팁을 신고하도록 안내합니다. 본인의 팁 소득을 직접 기록해야 하고요, 한 달 팁 소득이 20달러를 넘어가면 매달 10일 미국 국세청(IRS) 양식을 이용해 고용주에게 신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고용주는 해당 자료를 이용해 팁을 합산한 직원들의 월급을 IRS에 다시 보고하고요. 사업장 규모와 받은 팁 금액, 담당 직무에 따라 세금 신고 규정이 제각각이라 까다롭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감사를 받기도 합니다.

특히 종업원들에게 팁은 아주 중요한 생계 수단입니다. 월급이 있으니 팁은 부수입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팁이 월급을 넘어서는 경우도 많습니다. 손님에게 주문받거나 음식을 서빙하는 홀 종업원이 돼야 팁을 받기 쉬우니 주방에서 요리하기 꺼리는 경우도 있죠. 또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기본금을 법정최저임금 미만으로 책정해도 고용주가 처벌받지 않습니다. 팁과 기본급을 합해서 최저임금을 넘기면 문제가 없다고 보니까요. 팁이 사실상 근로소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예일 대학교에 있는 예산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이렇게 팁을 받아 일하는 미국인들은 대략 400만명 정도 됩니다. 2018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들이 낸 팁 소득세는 약 380억달러에 이르고요. 팁 종사자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솔깃할 수밖에 없겠죠.

지불가격의 18%에 해당하는 금액이 팁으로 자동 적용돼 결제됐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팁은 종업원에게 현금으로 주지 않나요? 세금을 신고하지 않으면 그만인데 어떻게 정부가 거둬간다는 걸까요? 트럼프 전 대통령도 똑같은 의문을 가졌고 불만을 표시한 종업원에게 질문했습니다. 종업원은 “팁 중에 현금은 거의 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에는 팁을 현금 혹은 카드로 냈었다면, 지금은 대부분 카드 결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죠. 요즘 미국에서는 아예 종업원이 단말기를 테이블로 가져와 팁을 내도록 유도하고, 원하는 팁의 수준을 선택하는 화면이 뜨기도 합니다.

카드로 결제된 팁은 당연히 세금을 피할 수 없겠죠. 미국인들이 팁 면세에 환호한 이유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내내 공화당원들은 “팁에 세금은 없다(No tax on tips)”라고 소리칠 정도였습니다. 공화당은 공식적으로 팁 면세 공약을 수용했고요. 루이지애나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가능한 한 빨리 통과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인 재키 로젠 네바다 상원의원과 캐서린 코르테스 상원의원도 찬성 입장을 밝혔죠. 팁 소득세를 없애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요.

이미 관련법안도 제출됐습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원에서는 소득세와 급여세를 낼 때 팁은 면제하는 법안이 나왔죠. 무소속 연방 예산 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조치는 10년간 최대 2500억달러(약 347조원)에 달하는 세수 감소를 초래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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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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