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올해 마지막 빅버드에 '14866명 최다 관중'...경기 후 수원팬들이 잔디 위로 쏟아진 사연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잔디에 올라서기만 해도 습한 열기에 숨이 막히는 날씨였다. 그럼에도 경기 종료 후 수원삼성 팬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 위에서 응원가를 열창하며 올 시즌 마지막 빅버드를 마음껏 즐겼다.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23라운드를 치른 수원이 충북청주FC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은 승점 30점, 26득점으로 김포FC(23득점)에 다득점에서 앞서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이번 경기는 수원이 올 시즌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경기장 관리재단은 2001년부터 사용해온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지반이 노후화됐다고 판단했고, 잔디 등을 교체하기 위해 2024시즌 하반기에 경기장을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수원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팬들을 맞이했다. 중앙광장에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방명록을 남길 수 있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됐다. 멤버십에 가입한 팬들을 위한 선수단 맞이 행사 등도 진행했다. 한동안 이용하기 힘든 공식 스토어에는 수원 굿즈를 구매하기 위한 인파가 마련한 대기줄 너머까지 늘어서 있었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총 14,866명이었다. 수원이 이번 시즌 충남아산FC와 개막전에서 기록했던 14,196명을 뛰어넘은 K리그2 최다 관중이었다. 이중 충북청주 원정팬 583명을 빼면 산술적으로 수원 팬들만 14,283명이 찾아온 셈이다. 이들은 평소와 같이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고, 특히 비가 쏟아지던 하프타임 직후에는 이른바 '청백적 우산'을 평소보다 더 열렬하게 돌리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승리로 마지막을 장식하지는 못했다. 수원은 조직적인 패스워크와 빠른 역습을 위시해 상대 골문을 노렸으나 마무리 패스와 슈팅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반 뮬리치가 오프사이드로, 후반 박승수가 이규동의 공격자 파울로 득점이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팬들을 맞이하기 위해 정장을 빼입은 변성환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날 경기에 대한 크나큰 불편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그래도 경기 후 1,500명의 수원 팬들은 잔디 위에서 뛰노는 '빅버드 그라운드 파티'에 참여해 마지막 시간을 즐겼다. 수원삼성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공식 악단 반다와 함께 응원 퍼포먼스를 경기장 중앙에서 진행했다. 대부분 수원 팬들은 '축구수도의 심장 수원의 빅버드' 현수막이 있는 경기장 중앙으로 모여 '떼창'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응원 퍼포먼스가 끝난 후에는 곳곳에 마련된 스팟에서 사진을 찍거나 매점에서 사온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1시간 30분가량 빅버드를 마음껏 즐긴 뒤 서쪽 관중석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 걸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수원은 8월 12일 FC안양과 홈경기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수원은 용인시와 협의해 해당 경기장에서 2024시즌 남은 홈경기 7번을 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준공해 비교적 최신 경기장인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총 37,155석 규모의 종합 운동장이다. 주차장 규모, 대중교통 편수 등 많은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구단 측에서는 수원 팬들이 경기장에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교통편 고민 해소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승격 경쟁에서 홈 이점이 사라진다는 점도 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원정팀뿐 아니라 수원 선수들에게도 낯설다. 안양과 경기 전 두 차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적응훈련을 치를 계획이지만 승격을 위해 승점을 착실하게 쌓아 최소한 플레이오프권에 들어야 하는 수원 입장에서는 승점을 벌어들일 확률이 높은 홈구장을 떠나는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변 감독과 선수들은 용인에서도 여전히 열렬한 응원을 보내줄 수원 팬들을 믿었다. 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우리는 어디를 가나 홈경기를 치른다. 어마어마한 우리 서포터들께서 항상 3천 명, 많으면 5천 명씩 매 경기마다 오셔서 우리에게 엄청난 응원을 해주신다. 그래서 원정이든 홈이든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며 용인미르스타디움에 하루빨리 적응해 팬들의 응원에 완벽하게 보답할 수 있는 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홍원진 역시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많은 팀의 제의를 받았는데 최고의 서포터즈가 있는 수원을 선택했고, 경기장 가는 곳마다 관중 신기록을 세워주셔서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며 "빅버드 와서 두 경기밖에 못 뛰었지만 팬들이 용인미르스타디움에도 많이 와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다. 우리의 축구를 준비해서 경기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며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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