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튼 대북 확성기 방송…"노예 삶 탈출하라"며 나온 이 노래

김은빈 2024. 7. 2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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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군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명 '자유의 소리' 방송에는 최근 탈북한 이일규 전 쿠바주재 참사의 '꽃제비' 발언이 등장한 데 이어 "지옥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며 트로트 가수 장윤정의 '올래'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군에 따르면 대북 방송은 지난 19일 일부 지역에서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6시간 동안 이뤄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이다.

이날 방송은 "최근 다수의 북한 외교관이 북한을 탈출하고 있다"며 "북한 외교관들이 김정은 정권의 비윤리적 행태에 수치감을 느껴 자유의 품으로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일규 참사가 자신의 처지를 '꽃제비'에 빗댄 표현도 전달했다. "(北 외교관들은) 해외에서 넥타이 맨 꽃제비로 자금 상납으로 노예와 같은 생활을 했다"는 인터뷰 내용이다.

또 최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지뢰 매설 작업을 하던 중 사상자가 발생했던 것도 언급됐다. 방송은 "인민군 군관 하전사 여러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지뢰밭에서 전혀 가치 없는 노역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지옥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십시오"라고 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북한에서 듣기만 해도 처벌되는 남한 대중가요도 담겼다. '올래 올래, 튕기지 말고 내게 다가 올래'라는 가사가 적힌 장윤정의 '올래'도 틀었다.

한편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행위가 중단될 때까지 당분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가동되는 확성기 수를 늘리고 결국엔 전방 지역에 있는 확성기를 전면 가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고 이동식 장비는 16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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