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 도전하는 돼지 농장 아들

성호준 2024. 7. 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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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이 2라운드 3번 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모든 이에게 열린 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은 가끔 새로운 영웅을 만든다. 스코틀랜드 아이어 인근 로열 트룬 골프장에서 20일(한국시간) 열린 152회 디 오픈 챔피언십 2라운드 2위에 오른 선수는 댄 브라운(29)이었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가 아니고 돼지 농장주의 아들이다.

가족은 북부 영국 요크 인근의 작은 마을에서 돼지를 키운다. 브라운은 11세 때 골프를 시작해 동네 골프장에서 온종일 놀면서 골프를 배웠다. 브라운은 프로가 되기를 원했지만 부모가 투어 경비를 대줄 수 없었다.

2019년 브라운은 유로 프로 투어에서 활동했다. 유로프로투어는 DP 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의 3부 투어 중 하나다. DP 월드투어는 2부 투어(챌린지 투어)가 있고, 그 아래 알프스, 독일, PGA 유로프로투어가 있다. PGA 유로프로투어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는 클러치 투어로 이름이 바뀌었다.

선수들이 낸 참가비에 약간의 스폰서를 더해 상금으로 쓴다. 미국의 미니투어와 비슷하다. 참가비가 40만원이고 평균 상금이 50만원 정도로 기대 수입은 10만원에 불과하다. 상금은 사실상 없고 선수들의 참가비를 나눠 가지는 돈 놓고 돈 먹기였다.

댄 브라운과 그의 친동생인 캐디가 그린을 읽고 있다. AP=연합뉴스


상위권에 들어도 여행 경비도 안 됐지만, 브라운은 성적도 좋지 않았다. 2019년 15개 대회에 나가 컷 탈락이 6번이었다. 톱 10은 딱 한 번뿐이었다.

댄 브라운은 골프를 그만 두고 슈퍼마켓에 이력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을 절망에 빠뜨린 펜데믹이 오히려 그에겐 기회가 됐다. 락다운으로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골프장에 갔고 코스에서 깨달았다. 자신이 진정으로 골프 프로가 되고 싶었고,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브라운은 2021년 유로프로투어에서 5위 이내 4번 들었고 챌린지 투어(2부 투어)를 거쳐 DP 월드투어로 올라왔다. 지난해 8월엔 우승 맛도 봤다. 그러나 그는 무릎 부상 때문에 고생했다. 올해도 8개 대회에서 6번 컷 탈락하는 등 부진했다.

세계 랭킹은 273위에 불과하다. 브라운은 무릎 통증이 줄어 2주 전 디 오픈 예선에 출전했고 마지막 홀 7m 버디 퍼트를 넣어 디오픈 티켓을 받았다.

브라운은 처음으로 참가한 메이저대회 첫 라운드 6언더파 65타를 쳐 선두에 올랐다. 경험이 없는 선수라 2라운드에 무너질 것 같았지만, 강풍 속에서 1오버파로 버텨 합계 5언더파로 선두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에 2타 차 2위다.

디 오픈 3라운드는 JTBC골프와 JTBC골프&스포츠 채널에서 20일 오후 6시, 파이널 라운드는 일요일 오후 5시부터 생중계한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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