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체코 잭팟에 뜨는 尹 '밍글링 외교'…참모들이 전한 뒷얘기
“연금개혁을 담당했던 저의 옛 참모가 웁살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울프 크리스터손 스웨덴 총리를 만나 전한 말이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옛 참모’는 이번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으로, 사전에 준비된 원고에는 없던 표현이었다. 이에 크리스터손 총리는 “저도 그 대학을 나왔습니다”라며 반가움을 표했고, 두 정상 간의 대화는 더 긴밀해졌다고 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를 누르고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의에 배석했던 참모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의 자연스러운 ‘밍글링’(mingling·어울리며 섞이다)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이전에 만난 해외 정상의 특징을 자세히 기억했다가 다시 만날 때 얘기하거나, 그 나라 국민이 좋아할 소재로 대화를 이어가는 윤 대통령의 대화 스타일이 통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기억력에 깜짝 놀라는 정상들이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백악관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부른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열린 나토 퍼블릭 포럼에서도 윤 대통령을 소개하는 소재로 인용될 만큼 여전히 큰 화제였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내가 영어를 조금만 더 잘했어도, 외교가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대기업 총수들의 순방 동행 때도 윤 대통령의 밍글링이 부각된다는 게 복수 참모들의 전언이다. 윤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과 식사 도중 국내 기업과 관련된 내용이 언급되면, 그 기업 관계자를 직접 테이블로 불러 해외 정상과 소개해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향후 세일즈 외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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