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치킨 튀기고 양파 써는 '조리봇' 확산

김흥순 2024. 7.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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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피자·급식 등 업계 조리로봇 확대
인건비 부담 줄이고 안전사고 예방 도움
업계 전반 활용 비중 높아질 전망

내년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조리 로봇을 비롯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고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는 등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은 최근 튀김 제조용 로봇 '튀봇'(TuiiBot)을 약 30개 매장에 들이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미역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대구경대북문점, 이달 계룡엄사·일산덕이·제부도·금호점 등 모두 6개 매장에서 튀봇을 신규 도입했다. bhc 관계자는 "매장을 새로 오픈하는 가맹점주 위주로 튀봇을 들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모두 30개 매장에 튀봇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bhc 치킨의 튀김 제조용 로봇 '튀봇'[사진제공=bhc치킨]

튀봇은 주방에서 사람 대신 튀김류 요리를 조리하는 로봇이다. 반죽옷을 입힌 재료를 기계에 올리면 로봇이 자동으로 트레이를 움직이며 조리한다. 이 로봇은 bhc치킨과 LG전자의 사내벤처가 공동 개발했다.

앞서 교촌에프앤비도 2021년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교촌치킨 전용 조리 로봇을 개발해 국내 6개 가맹점에 배치했다. 교촌의 치킨 조리 로봇은 1차 튀김, 조각 성형(치킨 조각에 붙은 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작업), 2차 튀김 과정 등을 모두 처리한다. 올해 안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운영하는 교촌치킨 직영점 미드윌셔점과 로랜하이츠점에 뉴로메카 조리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두산로보틱스와 '치킨로봇 솔루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튀김 로봇을 개발 중이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튀김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인건비 절감과 조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조리 로봇 전문기업 디떽에 따르면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월 매출을 1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종업원 2명 몫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와 급식 업체 등에서도 로봇과 자동화기기 등을 도입해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최근 로봇 모션 전문기업 알에스오토메이션의 핵심 로봇 모션 기술을 피자 제조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천안 공장에서 피자 도우 자동화 작업에 착수한 뒤 매장에서도 피자 제조 자동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모든 공정이 완전 자동화로 진행되는 스텔라피자 조리 과정[사진제공=한화푸드테크]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2월 피자 로봇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이 브랜드의 피자 로봇이 12인치 크기의 제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이다. 여러 건의 주문을 연달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조리가 시작되면 1분에 한 판꼴로 피자가 완성된다. 피자 한 판 가격은 8~9달러(미국 로스앤젤레스 기준)로 주요 피자 브랜드의 60%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단체급식 전문 기업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객사인 기업체 구내식당이나 푸드코트를 포함한 컨세션(식음료 위탁운영) 사업장 등 110곳에 로봇과 자동화기기를 도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40% 증가한 수치다. 로봇류는 서빙 로봇과 패티 조리 로봇, 볶음 요리 등을 대신하는 웍봇 등이 있고, 자동화기기로는 컵 세척 살균기와 자동 밥공급 디스펜서, 야채 절단기, 초밥 성형기, 김밥 기계 등을 투입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식자재를 유통하는 외식 사업장 등이 수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손질하기 까다로운 재료 327종을 '원팩'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또 단체급식 고객사를 위한 구내식당 자동화 솔루션을 마련해 조리 로봇 등의 자동화 장비를 고객사에 추천하고 있다.

이 밖에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2022년 5월 문을 연 영동 고속도로 안산 복합 휴게소에 조리 로봇과 디지털 무인배송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커피 전문 드라이브스루(DT)와 로봇 바리스타 시스템도 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물론 일손 부족 문제를 고민하는 식품·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조리 로봇을 비롯한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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