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슈퍼칩' 블랙웰 주문 25% 증가…TSMC "AI 덕에 올해 대성장"[대만칩통신]
TSMC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원동력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일명 '블랙웰'의 주문량을 당초 계획보다 25% 늘리면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하반기 실적에 큰 동력이 생길 전망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만든다.
대만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플랫폼 구조를 갖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준비 중이다. 엔비디아는 강력한 고객 수요에 대응해 TSMC에 대한 주문량을 25% 늘렸다. 이는 AI 시장의 활황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TSMC의 하반기 실적에 큰 동력을 보태는 요소다. TSMC가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들린다.
업계는 TSMC가 블랙웰 플랫폼 구조를 갖춘 GPU 생산을 시작한 것에 대해 엔비디아가 조만간 '세계최강 AI칩'을 탑재한 AI 서버를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블랙웰 구조를 바탕으로 만든 엔비디아 B100 GPU 평균판매단가(ASP)는 3만~3만5000달러(약 4200만~49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와 B200 GPU를 연결한 '슈퍼칩' GB200 가격은 6만~7만달러 이상(약 8300만~9700만원 이상)이다. TSMC가 만든 칩 중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TSMC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비디아 블랙웰 구조로 만든 GPU는 세계최강 AI칩으로 불린다. 2080억개 트랜지스터를 탑재한다. TSMC의 맞춤형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들었다. 매초 10테라바이트(TB)의 칩 간 데이터를 호환하면서 하나의 통합된 GPU로 연결된다. AI 훈련 및 실시간 대형 언어 모델(LLM) 추론을 지원한다. 이 LLM은 최대 10조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처리할 수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아마존, 델,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버 구축 과정에서 엔비디아 블랙웰 구조 GPU를 도입할 예정이다.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엔비디아는 TSMC에 주문량 25%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구조의 GPU 투입량을 늘리면서 최종 통합 서버 캐비닛 수도 급증했다. B100 기반 엔비디아 서버 솔루션인 'GB200 NVL72' 및 'GB200 NVL36' 서버 캐비닛 출하량은 기존 예상 출하량 4만대에서 6만대로 50% 늘었다. GB200 NVL36은 총 5만대로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GB200 NVL36 서버 캐비닛의 평균 판매 가격은 180만달러(약 25억원)다. GB200 NVL72 서버 캐비닛의 판매 가격은 300만달러(약 42억원)에 달한다. GB200 NVL36에는 36개의 GB200, 18개의 그레이스 CPU, 36개의 B200 GPU가 탑재돼 있다. GB200 NVL72에는 72개의 GB200, 36개의 그레이스 CPU, 72개의 B200 GPU가 들어 있다.
류더인 전 TSMC 회장은 지난달 "현재 AI 응용 수요는 1년 전보다 더 낙관적"이라며 "올해는 또 한 번의 대성장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AI 응용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나도 다른 모든 사람처럼 낙관적"이라고 했다.
엔비디아 '블랙웰 효과'가 다 반영되기 전인데도 TSMC는 2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TSMC는 전날 2분기 매출 6735억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 순이익 2479억대만달러(약 10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순이익은 같은 기간 36.3% 늘었다. 부가가치가 높은 7㎚ 이하 제품 매출 비중이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전 분기(65%)보다 비중이 확대됐다. 7㎚ 제품 비중 17%, 5㎚ 35%, 3㎚ 15%였다. 반도체 회로 선폭 관련 수치가 낮을수록 제품 효율이 높아진다.
엔비디아 AI 가속기용 GPU 생산이 느는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업체에도 호재다. 이들 업체가 만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실적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인 반도체로, 엔비디아 GPU 프로세서 옆에 부착해 제품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를 목표로 지난 4일 전영현 DS(반도체) 부문장 지시로 HBM 개발팀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5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다. 메모리 업체들은 최신 HBM3E 8단 제품을 넘어 12단 단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으며 HBM4(6세대)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2026년부터 양산할 블랙웰 후속작 '루빈' GPU에는 HBM4가 적용될 예정이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이멍산, 천위샹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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