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샀더라면"…'이를 어째' [이민재의 쩐널리즘]

이민재 2024. 7.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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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당당' 넷플릭스…지금 들어가도 될까? <해외주식편>

[한국경제TV 이민재 기자]

[사진출처=연합뉴스 / 지난 2022년 2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정호연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넷플릭스 주식을 한 주 받았습니다. 잊어버리고 있다가 최근 계좌를 열어보니 수익이 350% 이상입니다. 그때 왜 더 사지 않을까요?" 지난 2021년 미국 주식 1주를 주는 증권사 이벤트에 참여했던 한 투자자의 말입니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NFLX) 주가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643.04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주가 340달러대, 그보다 1년 앞서 210달러대로 하락했던 시기에 넷플릭스 주식을 샀던 투자자라면 2~3배 수익이 기대됩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넷플릭스 주가는 15.9% 상승해 나스닥과 S&P500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월트디즈니, 아마존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입니다.

주가 훈풍 배경에는 실적이 꼽힙니다. 18일 넷플릭스는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이 17%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4.5%포인트(p) 개선된 27.2%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805만명 늘어 총 2억 7,765만명이 됐습니다. 2억 8천만명이라는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안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인구 수와 같습니다. 14억 중국, 3억 4천만 미국 인구 수와 비교해도 적지 않습니다.

● '셋톱박스' 지워버린 '넷플릭스'

이제는 넷플릭스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영상, 드라마 등 콘텐츠 시장은 넷플릭스가 일으킨 2007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혁명 전후로 나뉩니다.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입니다. 'Top'는 과거 우리가 TV를 보기 위해 썼던 '셋톱박스'를 뜻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셋톱박스를 넘어선 새로운 콘텐츠 시대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갈수록 빨라지는 인터넷 속도가 넷플릭스 VOD(Video On Demand, 맞춤영상정보 서비스) 플랫폼에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우편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던 과거는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TV만이 아니라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다양한 IT 기기에서 언제든 내가 원할 때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넷플릭스의 주요 수익원은 월 단위로 내는 구독료입니다. 2억 8천만명이 한달에 한번 구독료를 내고 있습니다. 구독 형태는 광고형 스탠다드, 스탠다드, 프리미엄 등으로 나뉩니다. 한국 기준 스탠다드 요금이 월 1만3,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월 수 조원의 수익을 얻는 셈입니다.

● 반복되는 OTT '오징어 게임'

다만, 넷플릭스 성장이 순탄한 것만은 아닙니다. 실적 성장이 다소 주춤했던 시점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요금제 가격 인상, 광고형 요금제 도입, 계정 공유 제한으로 인해 가입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바 있습니다. 지난 2022년 구독료 인상과 러시아 서비스 중단 여파 등으로 11년 만에 가입자 수가 감소해 주가가 35%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다소 안정된 모습이지만, 관련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살펴야 합니다. 국내 토종 티빙, 쿠팡플레이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으로 OTT 시장이 포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다른 여가의 수단까지 확장해서 생각하면, 경쟁자들의 범위는 더욱 넓어집니다. 유투브와 웹툰 등의 약진을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독점 콘텐츠 제작 비용이 늘고 있다는 점과 이를 넘어설 만한 흥행이 가능한지 여부 역시 염두해야 합니다.

● '호실적' 보단 '넥스트 넷플릭스'

이런 점 때문인지 넷플릭스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넷플릭스 주가수익비율(PER)이 31.5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과거 평균 28.9배 보다 높다며 2분기 호실적을 주가에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넷플릭스의 다음 목표가 무엇일지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증가가 호재로 이어지는 시기는 이제 끝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도 이런 점을 고려해 오징어게임을 이용한 게임을 출시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노선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초 새로운 기회이자 추가 가입자의 확보 수단으로 스포츠 중계권이 부각됐지만 넷플릭스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다른 OTT들이 두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OTT 플랫폼 1위를 넘어설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립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다른 수익 원천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OTT 절대 강자로 넷플릭스는 인정한다"면서도 "1등 굳히기 다음 전략이 나와야 주가가 700달러 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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