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씩 커졌다…해외 가는 '1조 매출' LG 구독, 삼성도 채비

황수연 2024. 7.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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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매출 1조원을 넘긴 가전 구독 사업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점 찍고,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 식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도 구독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LG전자의 구독 관련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1342억원(케어십 서비스 구독 포함)에 달한다. 케어십 서비스 구독은 월 일정료를 내면 LG전자 가전 케어 전문가가 일정 주기에 맞춰 방문, ▶필터·소모품 교체 ▶내·외부 세척 ▶성능 점검 등을 해주는 것이다.

케어십 서비스 구독을 제외하고 봐도 9628억원으로 5년 전인 2018년(2924억원)의 3배 이상으로 매출이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이 27%다.

LG전자는 “대형가전 구독을 본격화한 지 2년 만에 ‘유니콘 사업’에 등극했다”라며 “올해 상반기 성장세가 더 빨라진 만큼 연말에는 연간 최대 구독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구독 서비스 가능한 제품군. 사진 LG 전자


왜 구독인가

구독은 최소 3년(단기 반납형)에서 가전에 따라 최대 6년(소유권 이전)까지 매월 일정 수준 구독료를 내고 가전을 쓰는 것이다. LG전자는 “초기 구입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프리미엄 가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인 가구와 젊은 층 중심으로 구독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대여가 소유보다 하위 개념이 아닌, 합리적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과도 관련 있다.

이런 구독은 단순한 대여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구독 기간 필터나 소모품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고 정기 세척과 무상 A/S 등의 제품 관리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이다. 신혼 부부들도 혼수 가전으로 일부는 구매하고 식기 세척기나 공기 청정기 같이 유지 보수가 어려운 경우 구독을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LG전자 가전 구독 상품 개발에 참여한 황성일 구독운영팀장은 앞서 LG전자가 운영하는 뉴스룸 인터뷰에서 “15년간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며 쌓은 노하우가 빛을 발한 것”이라며 “소비자 조사 결과 고객이 가사 일과 구매 부담을 동시에 낮추는 걸 원한다는 걸 파악했다”라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렌트업 서비스 관련 이미지. LG 전자 캡처

원래 정수기와 비데 등 소형 가전을 만드는 코웨이가 과거 틈새시장 공략 차원에서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LG전자도 2009년 처음엔 정수기 렌탈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2022년 대형 가전인 에어컨부터 냉장고·세탁기·TV 등으로 점차 구독 품목을 늘려왔다. 현재는 노트북과 로봇까지 총 23종으로 확대됐다. 사실상 전 제품에 구독을 적용하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렌탈 사업 브랜드명을 아예 ‘가전 구독’으로 바꿨다. 류재철 LG전자 H&A(가전) 사업본부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한번 제품을 팔고 고객과 관계가 끝나는 것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라며 “고객의 절반 이상을 구독 고객으로 바꾸는 게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1년 만에 어느 정도 목표치에 근접했다. LG전자가 최근 가정용 환기 시스템과 구독 적용 20종 가전(클로이 로봇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구독 비중은 36.2%로 조사됐다.


해외 시장 확대


LG전자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낙후된 상수도로 정수기 수요가 꾸준히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2019년 정수기로 시작해, 올 들어 세탁기·건조기·냉장고 등 9가지 제품을 구독할 ‘LG 렌트업’을 선보였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 스타는 지난 5월 보도에서 이 사업을 “혁신적인 렌탈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며 “주거 공간을 개선하면서 재정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한다”라고 전했다. 소형 제품군에서 구독 시장이 형성돼 있는 태국과 대만 등에서도 사업 론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직접 구독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관리 영역서 양사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은 SK매직과 협업해 렌탈 서비스를 했다가 중단했다. 앞서 지난 4월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비스포크 AI행사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발전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해 기대를 키웠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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