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은 신(神)이다” 2030, 왜 한국 버리고 미국 증시 찾나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4. 7. 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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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투자자 사이에선 이런 말이 유행이다.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대학생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투자 동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72%가 ‘해외 주식에 투자 중’이라고 답했다. 투자 지역은 미국(86%)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증시가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에 비해 낮은 기대수익률이다. 수익을 거두기 위해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더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특히 저축으로는 미래 대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게 높은 기대수익률은 무엇보다 중요한 잣대다.

‘주가는 기업 이익의 함수’라는 표현이 국내 증시에서는 잘 성립되지 않는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기업의 전년 대비 이익 성장률은 22%다. 반면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19%에 그친다. 미국은 다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이익 성장률은 6%로 코스피 기업의 이익 성장률에 못 미친다. 그런데 주가 상승률은 24%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돈다.

둘째, 투자할 만한 종목이 미국에 더 많다. 미국은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 계속해서 나온다. 모두 글로벌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떠오르는 혁신 기업이 마땅치 않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가 그나마 주식 시장에서 반응하지만 AI 시대를 주도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셋째, 한국은 단타가 성행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기 힘들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당일매매(데이트레이딩) 비중은 코스피 40%, 코스닥 55% 정도 수준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코스피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45%, 40%, 38%, 41%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닥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56%, 54%, 54%, 56%였다. 거래 절반가량이 당일 매수와 매도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단기 투자가 성행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진다. 돈은 빠져나가고 외부 자금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내부 자금이 여러 테마를 옮겨 다니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자연스레 장기 투자에 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넷째,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엑소더스(대규모 탈출)급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세후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본다.

마지막으로,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주가조작 사태도 국내증시를 외면하는 이유다. 주가조작은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지는 시장에서 투자자 신뢰까지 한 번에 떨어뜨리는 악재다. 국내 증시는 시장 호재나 악재보다 오히려 ‘주가조작 등 불공정행위’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 주가조작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로는 작은 시장 규모가 거론된다. 한국 주식 시장 전체 규모가 미국 개별 종목조차 따라가지 못한다.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수급에 따른 변동성은 더욱 확대되고, 투자자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종목일수록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진다.

[명순영 기자 Illust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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