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 연락 오면 먼저 말하지 말라"…교수의 당부, 대체 왜
모르는 번호로부터 연락이 왔을 때 먼저 말하면 안 된다는 조언이 나왔다. 상대의 목소리를 복제한 뒤 같은 목소리를 내는 딥보이스(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똑같이 내는 기술)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18일 서울의 한 대학교의 익명 커뮤니티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교수님 덕분에 보이스피싱을 피했다"며 해당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를 건 사람이 계속 한마디도 안 하더라. 전화를 받은 사람도 아니고 건 사람이 이럴 수 있나(했는데) '여보세요'라고 하려다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 (전화를 건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절대 말하지 마라'고 했던 교수님 말씀이 생각나 바로 끊었다"고 했다. "목소리를 따서 가족에게 사기를 치려는 것"이라는 교수의 조언으로 보이스피싱 노출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글에서 언급된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집단이 통화 목소리를 녹음하고, 이를 다른 텍스트와 결합해 새로운 음성을 만들어 협박에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여보세요. 누구시죠' 등 짧은 단어 두세 마디만 말해도 이렇게 악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특정인의 목소리를 복제해 '급한 사고를 당했으니 돈을 보내달라'는 등의 발언을 생성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요구하는 방식의 보이스피싱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발생한 피해 규모는 총 2564억원으로 전년 동기(1713억원) 대비 50% 늘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날로 지능화·고도화되면서 피해 규모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만큼 대검찰청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 8일 간담회를 열고 범죄로 인한 피해 심각성과 대책 강화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수사기관의 사후처벌과 금융회사의 피해구제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범죄를 막아 피해를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통신사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통신업계는 AI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통화 중 보이스피싱을 탐지하고 고객에게 위험을 알리는 서비스와 문자에서 악성 URL 등을 탐지해 발신 전화통화에서 불법 스팸을 사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대책 도입을 준비 중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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