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못 뜨고 통신·금융 마비 속출… 전세계 동시다발 'IT 대란'

박형수 2024. 7. 1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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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전 세계 항공·금융·미디어 기업의 IT 시스템이 광범위하게 마비됐다. 원인으로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프로그램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소프트웨어와의 충돌 가능성이 지목됐다.

CNBC·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세계 여러 기업의 IT 시스템 마비가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보안 프로그램인 ‘팰컨 센서’ 업데이트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데이트된 프로그램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소프트웨어와 충돌하면서 IT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는 것이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조지 커츠 대표는 “윈도용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다가 결함이 발생했다”며 “맥과 리눅스용에는 영향이 없으며, 보안사고나 사이버 공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를 확인해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NBC방송에 출연해 “고객과 여행객, 그리고 피해를 본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스페인의 한 공항에서 컴퓨터 시스템 마비로 승객들이 체크인하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벌어진 IT 시스템 먹통 사태로 세계 곳곳에 대규모 플랫폼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에선 유나이티드‧델타‧아메리칸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미국 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캐나다, 인도, 홍콩 등 북미와 유럽, 아시아 곳곳의 공항에서 결항과 지연이 발생했다. CNN은 “오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139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이 숫자는 계속 증가 중”이라고 했다.

호주에서는 은행‧통신‧방송‧항공 시스템이 마비됐다. 비행기는 결항됐고, 결제 시스템이 마비돼 마트에서는 현금만 받기도 했다. 뉴질랜드 은행도 영향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런던증권거래소(LSE)의 일부 서비스가 개장 직후 중단됐다. LSE측은 “기술팀이 서비스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다만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거래 시작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의 체크인 기능이 마비됐고 스카이뉴스 채널의 방송은 송출이 전면 중단됐다. 주요 철도회사들도 광범위한 정보통신 문제로 인한 운행 중단을 예고했다.

일본에서도 MS가 제공하는 윈도 PC가 자동으로 재부팅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화면이 갑자기 파랗게 변한 뒤 ‘디바이스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문구가 뜨면서 PC가 반복적으로 재부팅되고 있다고 일본 TBS 등은 전했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 웹사이트에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는 메시지가 뜨고 있다. EPA=연합뉴스


MS는 이와 관련해 “서비스상 문제를 조치 중”이라면서 “‘MS 365 앱’과 관련된 영향을 해결 중”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MS 365’는 오피스, 윈도, 보안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는 이날 해결법으로 ‘csagent.sys’ 또는 ‘C-00000291*.sys’ 파일을 삭제하라고 공지했다. 업체는 “윈도 안전모드로 접속해 특정 명령어를 입력해 ‘C-00000291*.sys’ 패턴과 일치하는 파일을 찾아 삭제하거나 폴더 이름을 변경한 후 재부팅해보라”고 설명했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는 2011년 세워진 미국의 사이버 보안 기업이다. 2014년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 2015~2016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사이버 공격 사건 등 주요 사건들을 조사하면서 주목받은 회사다. 이날 오류를 일으킨 팰컨은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대표적인 보안 플랫폼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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