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사퇴 압박…"7월 후원금 반토막"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고액 기부자들도 지갑을 닫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매체는 바이든 캠프 관계자 4명을 인용해, 현재 바이든 선거 캠프에서 고액 기부자 대상으로 모금 중인 '7월 후원금'이 목표액 5000만 달러(약 694억원)의 절반 수준인 2500만 달러(약 347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바이든 캠프는 6월 후원금으로 5000만 달러를 모금한 바 있어, 한달만에 후원액이 반토막 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 토론에서 바이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작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토론 이후 모금 행사를 주최할 계획이었던 민주당은 바이든에 대한 기부 약속이 속속 철회되자 일부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상태다.
특히 바이든의 후원자였던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는 TV 토론 이후 "더 이상은 바이든을 지지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TV 토론 전까지만 해도, 클루니의 주최한 할리우드 모금 행사에서만 2800만 달러(약 388억 원)의 후원금이 한꺼번에 모인 바 있다.
바이든의 주요 기부자이자 지지자인 변호사 존 모건 역시 "바이든의 상황이 암울해 보인다"고 NYT에 전했다. 모건은 "의회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당 의원 3인방인 낸시 팰로시, 척 슈머, 하킴 제프리스가 바이든의 후보 사퇴 쪽에 섰다면, 곧 '골드워터의 순간'이 싹튼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워터의 순간이란, 선출된 공직자가 속한 정당이 해당 공직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포기하는 상황을 뜻한다.
NYT는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물어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새로운 후보로 지명된다면 캠프의 자금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고액 기부자들이 지갑을 닫은 건 더 이상 바이든을 트럼프의 대선 상대로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고, 후보 교체 필요성에 대한 일종의 압박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일부 캠프 관계자는 소액 모금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고액 기부 감소는 기부자 중 일부가 여름휴가를 떠나는 시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후원금 감소는)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고 전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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