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엔비디아, 당분간 적수가 없을 것"(종합)

김형민 2024. 7. 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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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제주포럼서 AI경영 토크쇼
"GPU 다룬 경험이 엔비디아의 이점
3년 후 엔비디아 아닌 다른 칩 필요할 수도
골드러시 때 청바지·곡괭이 사업 먼저
엔비디아가 비슷한 역할
우리 전략은 데이터센터·에너지 결합"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겸 SK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고객사' 엔비디아에 대해 "향후 2~3년간은 적수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9일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AI경영 토크쇼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 회장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진행된 ‘AI 경영 토크쇼’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과 대담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엔비디아의 아성을 언제, 누가 무너뜨릴 것이라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최 회장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도 "2~3년간은 엔비디아를 무너뜨리긴 힘들 거라고 본다. 여러 요인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이점을 가진 것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다뤘다는 것인데, 이것은 AI 연산과 같은 것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기반으로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를 굉장히 많이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 회장은 "그럼 2~3년 후에는 엔비디아가 무너질 수도 있느냐? 그건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 AI 모델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느냐는 모델이 명확하지 않다. ‘AI를 가지고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돈을 벌 수 있겠지’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2~3년간 돈을 들여서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었는데 돈을 벌 만큼 성장을 이뤘느냐고 하면, 기업들이 지불하든 개인이 지불하든 그런 지불 애플리케이션(앱)이 함께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된다고 하면 엔비디아의 세상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생태계가 필요해지고 엔비디아가 쌓아 올린 공산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누가 엔비디아를 앞설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엔비디아의 칩 성능이 지금 좋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당분간은 계속 쓸 것이다. 그럼 승승장구는 지속될 것이다. 5년 이상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누가 엔비디아를 깰 수 있느냐는 지금은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다. 엔비디아의 칩을 쓰는 회사들이 있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칩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크다. AMD와 ARM도 만들고 있다. 기존에 만들던 분들까지 누군가 칩을 값싼 형태로 만들 수 있다면 엔비디아는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확률은 계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최근 AI 열풍을 19세기에 금광을 캐려고 사람들이 몰려들던 '골드러시'에 비유했다.

그는 "옛날에 골드러시라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AI라는 금광을 캐러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다"며 "금을 캐기 위해서는 청바지와 곡괭이 등 필요한 도구가 많은데, 골드러시가 생기고 금을 캐서 돈을 벌겠다는 사람보다 청바지와 곡괭이를 파는 사람이 먼저 떴다"고 했다.

최 회장은 곡괭이 판매와 비슷한 일을 지금 엔비디아가 한다면서 "엔비디아와 비슷하게 저희 전략도 곡괭이를 팔아서 돈을 벌자는 것"이라며 "문제는 금을 캐는 사람이 계속 금을 캐야 곡괭이도 계속 팔 수 있는데, 금이 안 나오면 곡괭이도 못 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곡괭이를 팔다가 땅을 더 깊게 파기 위해 불도저를 팔든지 땅을 뚫는 지게를 팔아야 한다"며 "저희 기본 전략은 AI 데이터센터에 에너지까지 붙여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서 금을 캘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재 SK하이닉스는 GPU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에서 글로벌 테크 기업의 경영자들과 잇달아 만난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업들이 나름의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전략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똑같은 레벨에서 만들어 먹고 사는 반도체와 같은 분야 외에도 다른 솔루션을 파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각각의 요구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회장은 "반도체 등 어떤 단품을 팔기보다는 우리 에너지 솔루션까지 뭔가를 필요로 하고 있느냐를 확인해봐야 한다. 최근에는 테크 기업의 관심은 AI 데이터센터다. 우리가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줄 수는 없지만 우리 기술과 소재가 들어가서 어떻게 효과적인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해서 (경영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한다"고 밝혔다.

제주=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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