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사조대림 수출 식품주 고공행진…내수는 울상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기자>
이른바 한국의 엔비디아, '삼비디아'라는 별칭까지 붙은 기업. 바로 삼양식품입니다.
주가가 올해 들어서 전날까지 무려 168% 이상 올랐습니다.
또 다른 식품 대장주죠. 사조대림 역시 이 기간 152% 이상 주가가 뛰었는데요.
연초 '밸류업 열풍'에서 소외됐던 식품주가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요.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저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미국에서 아주 잘 팔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해외에서 선전하는 식품주, 그래서 투자자 관심도 쏠리는 건가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내수 산업에 그쳤던 식품주가 최근에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 성장주'로 변신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식품주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입니다. 수요는 안정적이지만 성장은 내수에 한정돼 제한적인 특성이 있죠.
최근 강세를 보인 식품주, 보실까요. 조금 다릅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2023년 1분기 64.3%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이 2025년에는 78.8%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삼양식품에게 불닭볶음면이 있다면 사조대림에게는 냉동김밥이 있죠.
지난 4월부터 초도 1·2차 물량과 추가 발주 물량을 합해 모두 36톤(t)이 미국행 배에 실렸는데요. 무려 김밥 15만 5000줄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실제 데이터로도 해외에서의 K-푸드 열풍,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이 12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식품주가 있을까요?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을 들 수 있습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CJ제일제당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52% 증가할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만두와 김, 치킨 등 가공식품이 미국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데다, 호주와 유럽 등에도 새롭게 진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대상 역시 '종가' 김치를 비롯해 김, 소스 등 주력 제품의 수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과 대상 역시 올해 들어서만 17.49%, 27.32% 각각 상승했습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올랐지만 실적이 동반해서 상승된 측면이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은 적은 편입니다.
현재 음식료 업종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주가이익비율(PER) 10배 수준인데요. 코스피(9.89배)와 비슷합니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해외 수출의 경우 국내 시장과는 무관하게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부분인 만큼 수출 부문에서 성과가 좋은 기업에 주목하라"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프리미엄을 부여 받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내수 시장 규모가 한정된 데다 인구도 계속 줄고 있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에서 성장성이 확인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식품 업체도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설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런 저런 뒷 얘기들이 많습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캡사이신 함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리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다시 말해서 덴마크에서 판매되기에는 '너무 맵다'는 이유인 건데요.
삼양식품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심해 대응에 나섰고, 리콜 조치된 3종 가운데 2종의 리콜 조치가 해제됐습니다.
이번에는 사진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이곳은 세계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미국 뉴욕타임스스퀘어인데요. CJ제일제당은 이곳에서 자사의 비비고 광고를 8월까지 진행합니다.
지난달에는 미국 ABC의 유명 방송 '지미 키멀 라이브!'에도 스폰서로 참여했죠.
<앵커>
이렇게 식품주는 성장성이 계속 확인되고 있는데, 같은 산업군이라도 피해야 할 종목이 있을까요?
<기자>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 내수를 중심으로 하는 유통주의 주가는 하락세입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서 전날까지 23.20% 떨어졌고, 롯데쇼핑 역시 16.04% 내렸습니다.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역시 이 기간 20% 이상 하락했는데요.
내수 시장이 한정적인 데다 소비 문화가 점점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점도 부진의 이유로 꼽힙니다.
하반기 금리가 내려가면 유통주로의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식품주에 투자 비중을 더 둬야한다는 조언이 우세합니다.
다만 기후 변화로 하반기 곡물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가격 전가가 용이한 해외 수출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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