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포토] "최고권력 앞에 번번이..." 눈물 쏟은 해병 예비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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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예비역연대 정원철 회장이 채상병 1주기인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채OO 해병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원철 회장은 편지글에서 "1년이 지나 밝혀진 것은 많은데, 책임지는 O 하나 없는 대한민국과 해병대가 솔직히 너무 환멸스럽다"고 힘든 과정을 토로한 뒤, "최고권력 앞에서 번번이 틀어 막히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우리 해병대 선배들은 굴하지 않고 갈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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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성 기자]
▲ [오마이포토] |
ⓒ 권우성 |
▲ 해병대 채상병 1주기인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이 헌화를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권우성 |
다음은 편지글 전문.
채OO 해병, 벌써 1년이 되었네.
정확히 1년 전, 2023년 7월 19일 이름도 몰랐던 채해병이 실종되었다는 뉴스 속보에 어찌나 걱정스럽던지… 그리고 그날 저녁 비보는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어. 전역하고 나서 해병대를 잊고 살았던 나 조차도 그랬으니 모든 해병대 예비역들은 한 마음 아니었을까 싶어.
대한민국과 해병대에 충성하여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인데, 이리 허망하게 가게 됐으니 얼마나 원통했을까. 1년이 지나도록 밝혀진 것은 많은데, 책임지는 놈 하나 없는 대한민국과 해병대가 솔직히 나는 너무나 환멸스러울 지경이야.
여기 모인 우리 선배 해병들은 채해병의 그 원통함, 한을 풀어주고 싶어, 1년을 달려왔어. 최고권력을 향해 목소리 내는 것에 많은 사람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봐왔고, 정치의 한복판에 해병대가 들어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 특정 정당을 위한다는 수없는 프레임 속에서도 채해병을 향한 우리의 마음은 떳떳하고,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채해병도 알 것이니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해왔네.
그 순간마다 힘든 순간도 참 많았지. 채해병의 문제는 끝나지 않았는데,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있다는 것. 채해병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홍대거리에 나가 행진하는데, 많은 청춘들은 그 봄날을 즐기고 있는데, 채해병은 그러지 못함에 얼마나 눈물을 쏟았는지 몰라.
채해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검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최고권력 앞에서 번번이 틀어 막히고 있는 이 상황, 앞으로도 얼마나 이 싸움이 이어질지 모르는 이 상황. 그럼에도 우리 해병대 선배들은 굴하지 않고 갈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겠니.
대한민국과 해병대에 충성한 채해병을 위해 대한민국과 해병대가 전부 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해병대답게 '안되면 될 때까지' 우리는 싸워가겠네.
최고권력에 굴하지 않고, 공명정대히 수사하고자 한 박정훈 대령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변호사 김규현 해병님, 또 함께 싸우고 있는 많은 선임 해병이 있다.
부끄러운 해병대 지휘관 임성근과 김계환, 그리고 수사외압을 가한 모든 자들이 처벌 받을 거다.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박정훈 대령님의 약속이 이뤄지도록 우리는 안되면 될 때까지 싸울 것이고, 싸워서 이기고 지면은 죽는다는 각오로 갈거다.
지난 이틀간, 모진 비바람에 분향소 천막이 날라가고, 기둥이 무너졌어도 우리는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는 거 봤지? 그게 우리의 각오다. 선임 해병들을 믿고 기다려라.
해병대 예비역, 해병가족 일동
▲ 해병대예비역연대 정원철 회장이 채상병 1주기인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채OO 해병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권우성 |
▲ 해병대예비역연대 정원철 회장과 회원들이 채상병 1주기인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단체 헌화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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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예비역연대 정원철 회장과 회원들이 채상병 1주기인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 권우성 |
▲ 해병대예비역연대 정원철 회장이 채상병 1주기인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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