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격차 벌린 LG, 하반기 콘텐츠·B2B·신사업 3대축 날개편다
Non-HW·B2B·신사업 3대축 드라이브 지속…올해 4兆 넘을지 관심
LG전자가 올 상반기 생활가전·TV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2배 가까이 벌린 것으로 추정된다. 물류비 등 고정비가 다소 완화된 상황에서 여름철 가전인 에어콘 등의 판매가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LG전자는 단순 가전 판매를 넘어 B2B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webOS 콘텐츠 등 Non-HW 사업과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증권가는 LG전자의 상반기 H&A(생활가전)·HE(TV)사업본부 합산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2조3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IBK투자증권은 2조324억원, 신영증권 2조220억원, 한국투자증권 2조220억원, KB증권은 1조896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같은 기간 추정한 삼성전자 CE(가전)·VD(영상)사업 합산 영업이익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유진투자증권은 1조1000억원, IBK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은 각각 1조530억원, 1조6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들 전망을 종합하면 양사의 상반기 생활가전·TV 성적은 2배 가량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가전·TV 시장 침체라는 공통 요인 속에서도 LG전자 실적이 선방한 것은 계절적 성수기로 가전 판매가 늘어난 것 뿐 아니라 콘텐츠/서비스 사업에서도 성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여름은 폭염·장마가 이어지면서 여름철 가전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LG전자는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사업이 실적에 기여했다. 특히 AI를 탑재한 휘센 스탠드 에어컨 6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TV(HE)사업 역시 시장 부진 및 원가 상승 속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등이 견조해 흑자를 이어갔다. 회사측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등 원가상승 요인이 이어졌으나 유럽 등 선진 시장의 프리미엄 올레드 TV 판매가 점진 회복 추세"라며 "효율적 운영을 지속하는 가운데, 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특히 '가전 브랜드'를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를 위해 추진중인 다양한 포트폴리오 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7월 Non-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2030년 매출액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중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은 B2B 영역에서는 HVAC(냉난방공조)가, Non-HW 부문에서는 TV OS(운영체제)인 WebOS가 꼽힌다.
HVAC 이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으로 B2B 성장 정조준
LG전자는 HVAC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는 연구개발(R&D)부터 판매와 유지보수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판매처인 현지에서 수행하는 ‘현지 완결형 체제’로 글로벌 시장을 어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미국에 이어 유럽에도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신설했다.
LG전자는 올해 기준 유럽 HVAC 시장 규모를 약 13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향후 3년간 약 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시장 내 LG전자 성장 속도가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투자증권은 "LG전자 HVAC 매출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연평균(CAGR) 14.9%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도 발표하며 B2B 사업을 한층 더 강화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LG전자의 생산 컨설팅, 공법/장비 및 생산운영시스템 개발, 생산기술 인력 육성 등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외부에 공급하는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 올해 초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2000억원 규모의 수주 성과를 올렸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이차전지 제조업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물류업체 등이다. 향후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F&B(식음료) 등 공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군으로 적극적으로 진입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LG전자, 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 '드라이브'
webOS는 LG전자가 직접 개발한 TV OS로, TV 사업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 세계 28개국에 3500개 이상의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webOS 대표 콘텐츠 ‘LG 채널’ 사용자 수는 5000만명을 넘어섰다.
수익 모델은 크게 LG TV 사용자와 광고주를 연계해 광고 매출을 일으키는 FAST, 콘텐츠 공급자와의 매출 공유, webOS 하드웨어 모듈 판매 등으로 나뉜다. LG전자는 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 영역을 TV에서 I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확장중이다.
스마트홈에서도 미래 성장을 지속한다. 최근 네덜란드 엔스헤데(Enschede)에 본사를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 지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수만 개의 가전과 센서·조명 등 IoT기기를 연결하는 앳홈의 연결성과 LG 씽큐(LG ThinQ) 플랫폼에 적용예정인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을 이해하고 최적의 공간 솔루션을 제공하는 AI홈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3대축 중심의 성장 효과에 힘입어 올해 LG전자가 전사 영업이익 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3160억원으로, 현실화된다면 처음으로 4조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삼성, 타이젠 OS 확대 및 英 스타트업 인수 등으로 체질개선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도 추격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TV 사업에서는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타이젠 OS 적용을 늘리고 있으며 전사적으로는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기술 확보를 위해 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xford Semantic Technologies)'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타이젠 OS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로, 18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TV에 적용된 세계 최대 TV 플랫폼 중 하나다. 2023년 기준 누적 연결 대수 2억 7000만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돼 있다. 제품 판매에 있어서는 4분기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쇼핑 시즌을 기대중이다.
삼성전자 가전·TV 사업에 대한 증권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6000억~2조원이다. 삼성은 상반기에 이어 원재료·물류비 등에서의 원가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마케팅 비용 등 투입자원 효율성을 제고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막판 역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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