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 중장기 관점 접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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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K-팝, 기생충 등 K-영화, 오징어 게임 등 K-드라마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한-쿠바 공식 수교 체결이 성사된 배경 중 하나로 2005년부터 현지 대학 내 한국어 강의 개설, 한국 드라마 방영 및 전시 지원 등 KF의 지속적인 공공외교 활동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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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K-팝, 기생충 등 K-영화, 오징어 게임 등 K-드라마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냉동김밥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K-푸드 열풍을 선도하며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라면, 조미김, 냉동 만두, LA갈비 등도 인기가 높다.
이렇게 한국 콘텐츠와 문화가 글로벌로 확산하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직감한다. 공공외교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예산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공공외교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왜 공공외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일까? 과거 냉전 시절에도 공공외교는 있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군사력, 경제력을 앞세운 하드파워만의 한계를 인식했다. 이후 문화나 예술 등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활용한 공공외교를 새로운 외교 패러다임으로 강조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이처럼 공공외교는 전통,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무형의 자산이 지닌 매력을 통해 상대국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프트파워를 추구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주축이 되겠지만 그 외 국민 개개인, NGO,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수준의 행위자들이 상대국가 행위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크 즉 관계를 구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우호적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고 나면 상호 간 이해는 더욱 높아질 것이고, 큰 비용을 계속 들이지 않더라도 지속해서 공공외교의 효과가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 정부도 2010년을 공공외교의 원년으로 삼고 이후 2016년 공공외교법을 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공공외교에 나섰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2016년 당시 국내 유일한 공공외교 추진기관으로 지정되었다. 글로벌 한국학 진흥, 국제협력 네트워킹, 박물관 전시 지원을 포함하는 문화교류 협력 등 다양한 국제교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외교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다른 행위 주체들과 협력해 공공외교 차원에서 장기간에 걸쳐 토대를 마련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결과 몇 년 전부터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한-쿠바 공식 수교 체결이 성사된 배경 중 하나로 2005년부터 현지 대학 내 한국어 강의 개설, 한국 드라마 방영 및 전시 지원 등 KF의 지속적인 공공외교 활동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에서는 1994년부터 주요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한국학 진흥을 위한 집중 지원을 지속해 2021년 한국어가 제1외국어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다른 나라 국민의 마음을 얻고 호의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중장기 관점에서 거시적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고, 투자한다면 몇 배의 경제적, 비경제적 효과들을 우리에게 가져다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것이 선진국들이 공공외교 예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이유이다.
이승근 계명대학교 교수(한국공공외교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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