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신간, 출간 되기도 전에 '판매 중지' 됐다…무슨 일
지난 12일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 온라인판매사이트에는 『이재명이 꿈꾸는 대한민국』(메디치미디어)이라는 신간(7월 17일 출간)이 일제히 올라왔다. “저자 이재명은 새로운 대한민국,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다시 세우기 위한 정치 철학과 개념을 이 책에 정리했다”는 책 소개와 함께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7년 성남시장 시절 냈던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의 개정 증보판이었다.
이 책은 곧장 ‘개딸’(이재명 극성 지지자)의 이목을 끌었다. “첫 출간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가 살고 싶은 위대한 나라의 모습을 자세히 담아냈다”는 출판사 서평도 구매심리를 자극했다. 민주당의 8·18 전당대회를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의 집권 비전을 엿보고 싶다”며 일제히 예약구매를 했다.
하지만 19일 현재 이 책은 구매할 방법이 없다. 대형서점 온라인사이트 판매목록에서 사라졌고, 중소서점 사이트에선 결제는 가능하지만 하루 뒤 “판매 중지됐다”는 연락이 온다. 예약구매자에게도 순차적으로 환불 조치됐다고 한다.
갑자기 판매가 중단된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 관계자는 “출판사가 저자인 이 전 대표와 조율 없이 개정판을 준비했다”며 “이 사실을 들은 이 전 대표 측이 출판사에 연락해 판매중지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신간 내용도 7년 전 냈던 책과 프롤로그·목차·내용이 유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판사가 전략적으로 판단해 표지를 갈고, 20대 대선 당시 토론회 발언을 일부 담아 신간을 준비했다고 한다.
신간에는 2017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에 이 전 대표가 참석한 사진도 담겼다. “불의한 집권자를 몰아내기 위해 모두가 모였던 광장에서 우리는 그 가능성을 보았다”는 등 이 전 대표의 당시 촛불집회 참석 소감도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 책이 마치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길 수 있어 부담스러웠던 점도 판매중단을 요청한 이유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이 대통령에 대한 원망을 거두고 기대하게 할 것인지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탄핵이냐 아니냐보다는 어떻게 하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초선 의원은 “7년 전 민주당 비주류였던 이재명이 급진론에 가까웠다면,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현재의 이재명은 무엇보다 민생을 우선순위에 두는 게 큰 차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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