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4마리 죽어있다" 신고…부검해봤더니

사진 연합뉴스, 독자 제공

인천의 아파트 단지에서 죽은 채 발견된 길고양이들은 바이러스성 질병에 걸렸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19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최근 길고양이 4마리의 사체를 부검한 뒤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검역본부는 "4마리 중 3마리에서 바이러스를 확인했으며 나머지 1마리는 부패가 심해 감염 여부를 단정할 수 없지만 같은 원인으로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 병은 고양잇과 동물에게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감염되면 백혈구가 급속히 줄어들어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개체에 치명적이다.

고양이 4마리 중 1마리는 다리와 몸통이 분리된 상태였다. 다만 검역본부는 "인위적으로 누군가 학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다른 동물에 의해 사체가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들 고양이와 관련한 범죄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입건 전 조사(내사)를 종결했다.

이들 고양이는 지난 4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평소 이들 고양이에게 밥을 주면서 돌봤던 주민들은 "4마리가 동시에 죽어 있는 데다 한 마리 사체가 훼손된 것을 보면 누군가 고의로 죽인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