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 생활습관이 있다네요

권성권 2024. 7. 19. 10: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평] 하루 8천∼1만 보 걷기의 이점... 정희원의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권성권 기자]

우리 몸은 자동차와 같다. 보통 새 차는 성능이 좋아 어디든 쌩쌩 달린다. 중고등학교 때 아무리 운동을 해도 다음 날 거뜬한 것과 같다. 그러다 차가 오래 될수록 잔고장이 생긴다. 30대에 시작된 노화가 40대를 거쳐 50대에 다다르면 고혈압과 당뇨는 물론 각종 성인병 때문에 병원을 찾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다 잔고장이 심하면 차는 멈춰서게 된다. 그때는 폐차하게 된다. 더는 고쳐서 쓸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도 급격하게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더는 몸을 쓸 수 없다고 판단하면 양로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 제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해 타인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혈압 자체로는 증상이 없지만 그 결과 발생한 혈관성 치매로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장을 보기는커녕 끼니를 챙겨 먹지도 못하게 되고, 일상생활에 수발이 필요해진다. 이것이 기능 저하다. 기능 저하가 심해지면 결국에는 요양원이나 요양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41쪽)

정회원의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에 나오는 이야기다. 50대를 넘어서면서부터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데 그걸 관리하지 않으면 기능 저하가 심해진다는 뜻이다. 그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고 신체기능이 저하돼 근육량까지 감소하면 낙상과 골절로 이어지고, 결국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책은 '느리게 나이 드는 생활습관'을 알려준다. 마치 자동차를 잘 관리해서 오래도록 탈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것과 같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정회원은 국내에 몇 안 되는 노년내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그걸 토대로 100세까지 노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고 노쇠를 예방하는 방법을 안내하고자 이 책을 쓴 것이다.

잘 자고, 잘 먹고, 충분히 활동하는 것
  
▲ 책겉그림 정회원의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 한빛라이프
 
2022년 우리나라 노인 기준은 72세라고 한다. 여성은 73세, 남성은 70세인데 생물학적·의학적·사회적 의미를 모두 고려한 기준이란다. 보통 노화라고 하면 주름진 얼굴이 떠오른다. 굽은 허리에 걸음걸이도 느린 게 특징이다.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듯이 생물학적인 노화도 자기 몸에 결과를 남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감속노화 실천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 또한 자동차처럼 노화의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 생활습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가속 노화의 주된 원인은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음주, 부적절한 식사 등을 꼽고 있다. 바꿔 말해 금연, 적절한 제중 유지, 충분한 신체활동, 절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이 돈을 들이지 않고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연골의 건강을 유지하고 관절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로는 큰 효과가 없거나 미미한 효과만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규칙적인 스트레칭이나 근력 운동은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아주 확실하게 입증되어 있다." (159쪽)

위 내용은 노년에 접어들어 다들 먹는다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에 관한 이야기다. 그 외에도 항산화제, 오메가-3 지방산, 콜라겐 같은 영양제도 많이 먹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정 교수는 그런 제품들이 효과를 입증했다면 모두 의약품으로 규정됐을 거라고 말한다. 그만큼 식품의 범주에 드는 영양제는 보충제 역할만 할 뿐이라고 한다. 진정한 건강 개선과 노화 지연은 균형 잡힌 식사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의 이반 브리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걸음 수가 1천 보씩 늘 때마다 고혈압, 위식도 역류, 우울증, 비만, 수면 무호흡 등의 위험이 약 10%씩 줄었고, 합병증을 동반한 2형 당뇨병의 위험은 거의 30% 줄었다." (180쪽)

'감속노화 실천법' 중 하나인 충분한 신체활동에 관한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걷기만 해도 병이 줄거나 낫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노년이 됐을 때 일상에서 걷는 게 최고라고 한다.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 대신 걷도록 하고, 점심시간에 산책하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하루 8천∼1만 보는 만병통치약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 뒷부분에는 노년에 접어들어 꼭 챙겨야 할 두 가지 근육 운동법을 소개한다. 6가지 코어 운동과 5가지 둔근 운동이 그것이다. 노년의 근력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근력을 키워야 오래도록 몸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6가지 코어 운동으로는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버드독, 브리지, 데드버그, 슈퍼맨이 있다. 5가지 둔근 운동으로는 커시런지, 교차 사이드 런지, 소화전, 사이드 플랭크 힙 딥, 그리고 싱글 레그 힙 브리지다. 물론 이 중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코어와 둔근 운동을 하고, 매일 10∼15분간 실천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 책 속 그림 책 속 222쪽과 223쪽에 나와 있는 6가지 코어 운동 중 4가지 운동법 그림이다.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버드독, 브리지. 플랭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 들어 플랭크랑 스쿼트는 필히 해야 코어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 한빛라이프
  
내가 중고차를 인수 받아 타고 다닌 지 벌써 10년이 됐다. 차가 고장 나거나 멈춰선 적은 없다. 아직까지 잘 달린다. 여름철에 에어컨이 안 돼 두 번 고쳤지만 잘되지 않아 그냥 타고 다닌다. 차도 가속하지 않고 될 수 있는 한 규정 속도로 달린다. 다만 엔진오일이나 에어 필터는 제 때에 갈아준다. 그것이 자동차의 수명을 늘리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노화도 마찬가지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감속노화 실천법'이 바로 그것이다. 통상 30대부터 노화가 시작되고 40대를 넘어 50대가 되면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데 그것들을 잘 관리하면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들을 토대로 100세까지 우리 몸을 사용했으면 좋겠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