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황 단기간 회복 어렵다"…해법 못찾는 정부

강희종 2024. 7.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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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업종의 위기의식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가 석유화학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들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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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석화 기업 사장단 간담회개최
중국·중동 증설 여파 공급 과잉 지속
"사업 재편 위한 정부 적극적 인센티브" 요구
정부, 4월 TF 구성했으나 해법 못 내놔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업종의 위기의식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가 석유화학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신속한 사업 개편을 위한 정부의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안덕근 장관 주재로 주요 석유화학 기업 사장단 간담회를 개최하고 석유 산업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여천NCC, HD현대케미칼, GS칼텍스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 사장단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공급 과잉을 기록했으나 중국, 중동 등이 증설에 나서면서 업황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 공감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이미 2020년 에틸렌, 프로필렌(PP) 등 기초 유분의 자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2025년에는 120%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중동의 국가들은 조만간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는 이른바 ‘피크오일’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석유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서부 메디나주에 세계 최대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원하는 등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설비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들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LG화학, 한화솔루션, SK피아이씨글로벌, 효성화학의 신용 등급이 내려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강길순 대한유화 사장,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이유진 여천NCC 사장, 고영규 HD현대케미칼 대표, 엄찬왕 한국석유화학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화학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석유화학사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보고서에서 "외국 경쟁 업체보다 원가 구조가 높은 탓에 국내 업체들은 앞으로 수급 상황이 나아져도 이익 창출이 과거 호황기보다 미흡할 수 있다"며 "특히 2026년 이후 가동되는 중국 설비는 중국보다 원가 경쟁력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 나프타분해시설(NCC) 업계는 과거 일본처럼 구조조정이 가속할 개연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조속한 사업 재편이 바람직하지만 고금리, 석유화학 업종의 불확실성으로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 재편 관련 정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마련을 건의했다. 이 외에도 원가절감을 위한 산업단지 내 기업 간 협력 강화, 정책 금융 지원 확대, 친환경 제품에 대해 초기 시장 창출 방안 등이 논의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석화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협의체’를 출범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는 그동안 주제별 간담회, 현장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고 있다며 기업 건의 사항을 관계 부처와 적극 협의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해서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 석유화학 업계가 이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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