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불법파견 소송, 3475일만에 대법원 판결 나온다
[윤성효 기자]
▲ 한국지엠 창원공장. |
ⓒ 윤성효 |
"오래 기다렸습니다."
한국지엠(GM)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앞두고 밝힌 심경이다. 대법원은 오는 25일 오전 11시 2호 법정에서 불법파견 소송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
비정규직들이 한국지엠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불법파견) 소송을 낸 지 10년 만에 나오는 대법원 선고다. 2015년 1월 15일 냈던 소송 이후 115개월 15일째, 496주 3일째이고, 일수로 따지면 3475일째다.
10년 만에 대법원 선고
대법원 선고 대상 비정규직은 모두 128명이다. 이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지엠부평·창원비정규직지회가 주도했던 소송(세 차례)에 참여했던 조합원 106명이고, 나머지는 사내하청업체가 진행했던 소송에 나섰던 비조합원 22명이다.
금속노조 조합원 소송은 2015년 1월 15일(2차)에 냈던 창원·부평·군산공장 78명 중 50명, 2016년 9월(3차)에 참여했던 114명 중 48명, 2021년 5월(4차)에 14명이 나섰다가 8명이 남아 있다. 처음 소송에 참여했다가 취하했던 비정규직은 한국지엠이 소송취하 등 조건으로 진행했던 이른바 '발탁채용'된 사례다.
한국지엠의 불법파견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민주노총이 2005년 1월 노동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하면서 시작됐고, 그해 4월 노동부는 창원공장 6개 업체 비정규직 843명 전원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노동부가 파견법 위반으로 한국지엠 사장과 하청업체 대표를 고소했고, 검찰이 구약식(벌금) 처분을 하자 회사가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파견법 위반에 대해, 1심인 창원지법 형사4단독 손호관 판사는 2009년 6월 "법 위반이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 대법원은 오는 25일 한국지엠 불법파견 관련해 선고한다. |
ⓒ 금속노조 |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5명이 2013년 6월 첫 소송(1차)을 냈고, 이는 2016년 6월 대법원에서 전원 승소 판결했다. 5명은 대법원 선고를 받고서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후 세 차례(2~4차) 소송이 진행됐고, 이 소송은 1심뿐만 아니라 항소심에서 모두 원고 승소했다. 또 비정규직들이 한국지엠을 대상으로 냈던 임금청구소송에서도 모두 승소했다.
한국지엠 불법파견에 대한 첫 문제제기가 2005년에 있었고, 18년이 흘러 이번에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는 것. 한국지엠은 불법파견에 대해 대법원에서 2013년 민사, 2016년 형사 재판에서 이미 두 차례 판결을 받았었다.
한국지엠은 최근 몇 년 사이, 소송을 낸 비정규직에 대해 소송취하를 조건으로 발탁채용을 제시해 노사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비정규직들은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 집회 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대법원 앞에서는 빨리 선고를 해달라며 기자회견과 문화제를 여러 차례 벌이기도 했다.
"웃으며 현장에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배성도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비대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빼앗긴 권리는 파산한 한국지엠을 살렸다. 2023년 한국지엠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도보다 614% 늘어난 1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모두 노동자들의 땀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대법원은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빼앗긴 권리에 제대로 답해야 할 차례다. 기나긴 해고생활과 소송으로 한국지엠의 발탁채용 꼼수에 소송을 시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배 위원장은 "이제 곧 대법원 선고가 이뤄진다. 한국지엠의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웃으며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 대법원은 오는 25일 한국지엠 불법파견 관련해 선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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