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자체가 달라” vs “법리 가지고 기교”… 다크앤다커 저작권 2차 법정 공방
탈출 콘텐츠, 공표 저작물 등 쟁점
게임 ‘다크앤다커’의 저작권을 놓고 법적 다툼을 하고 있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2차 변론기일이 18일 열렸다. 이날 쟁점은 게임 내 콘텐츠인 ‘탈출’이 원에셋에도 있었는지와 출시 전 미공표 콘텐츠를 저작물로 볼 수 있는지다. 아이언메이스는 “애초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P3’가 10% 정도밖에 개발이 안 된 상태라 저작권이 없고 개발 당시 탈출 기능이 아예 없었던 터라 장르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반면, 넥슨은 “기획 단계부터 탈출 요소가 포함됐다. (상대가) 법리 가지고 기교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부장판사 박찬석)는 18일 민사법정동관 463호에서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 핵심 관계자 최 모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에 대한 소송 2차 변론을 열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재판부 명령에 따라 2021년 6월 30일 제작된 P3를 플레이한 결과 다크앤다커의 핵심 콘텐츠로 볼 수 있는 탈출 기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이언메이스 측 변호인은 “넥슨 측에서 예정돼있었다고 했던 탈출 포탈은 단순히 순간이동 기능이었다. 즉 P3는 현 다크앤다커의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가 아닌 플레이어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도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가지고 나오지 못하는 배틀로얄 장르였다”고 말했다. 다크앤다커는 던전에서 얻은 아이템을 갖고 포털을 타고 탈출하면 전리품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의 게임이다.
또한 아이언메이스는 공표하지 않은 저작물에 대해 넥슨이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변호인은 “원고(넥슨)가 주장하는 아이디어, 장르, 빛과 어둠의 활용 등 창작성 표현은 지금까지 공표된 적이 없다. P3는 10% 정도밖에 개발이 안 된 상태였다. 아이디어라는 것도 향후 출시할 때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으므로 공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 그대로 공표될 예정이라고 볼 수도 없어 넥슨 측에 저작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넥슨 측은 P3 개발 단계부터 주된 콘텐츠 방향이 ‘탈출’이었다고 반박했다. 넥슨 변호인은 “P3의 게임 방향성은 ‘탈출’로 정한 상태였다. 실제로 탈출을 구현하느냐 마느냐 단계까지 갔었다”면서 “덜 구현된 게임이라도 (에셋을 무단 유출해 개발하면) 모두 저작권 침해다. 더군다나 탈출을 주제로 개발되고 있었는데 피고 측은 원시 버전인 알파맵, 베타맵, 감마맵에서 베타맵만 실행해보고 재판부를 호도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론했다.
또 넥슨은 P3가 공표되지 않은 저작물이라는 상대 지적에 대해 “피고 측에서 무엇이라고 말하든 재판부가 적절하게 증거에 기초해서 판단해주실 부분”이라면서 “도대체 넥슨이 그 오랜 기간 개발한 게임이 누구 거냐고 지적하는, 귀속 관련된 주장은 법리를 가지고 기교를 부리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넥슨은 지난해 4월 P3 개발 팀장이던 최씨가 개발 중인 게임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 등 핵심 에셋을 개인 서버로 무단 유출해 퇴사 후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며 국내 서비스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게임의 배포 등을 금지할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다크앤다커의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에 있어 넥슨의 P3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0일을 3차 변론기일로 정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게임 속 유사성 부분 관련해서 준비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재판 후 넥슨 측은 “가처분 사건 결정문에서 아이언메이스 측의 법 위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면서 “넥슨은 본 사건이 단순히 한 기업의 이익 침해를 넘어 국내 게임 업계는 물론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와 건전한 경쟁 문화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매우 엄중하게 소송에 임하고 있으며 후속 재판 과정에서도 재판부의 요구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충분히 소명하는 등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언메이스 관계자는 “넥슨이 저작권을 주장하는 P3를 실제 플레이해 본 결과 당사의 게임과는 다른 배틀로얄 장르에 더 가깝다고 판단된다”면서 “이날 재판에서 넥슨이 제출한 영상 증거들을 분석한 뒤 추후 상세한 자료를 통해 두 게임의 비유사성을 증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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