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 야심작 ‘교촌옥수수’ 대박 절실…허니콤보 아성 이을까
모든 세대 아우를 수 있는 국민 치킨 브랜드 입지 강화
외식사업‧소스‧맥주 등 치킨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기도
교촌에프앤비가 허니콤보의 아성을 이을 신제품을 앞세워 새판짜기에 돌입한다. 교촌은 2014년 업계 1위에 오른 뒤 8년간 업계 선두를 유지해 오다 2022년 매출 기준 업계 1위 자리를 bhc치킨에 내준 이후, 2023년 제너시스BBQ에 밀려 업계 3위로 추락한 상태다.
교촌은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시 교촌그룹 판교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촌옥수수’를 출시했다. 교촌이 2년 만에 선보이는 신메뉴 ‘교촌옥수수’는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판교 새 시대 개막 이후 첫 작품으로, 달콤한 옥수수의 진한 풍미가 특징인 치킨이다.
신메뉴는 그 동안 교촌치킨을 즐겨찾던 기성 마니아층 뿐만 아니라 젊은 ‘Z세대’를 비롯해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국민 치킨 브랜드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개발했다. 젊은 세대를 비롯한 남녀노소 누구나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식재료인 옥수수를 활용했다.
교촌은 신메뉴 개발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1년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교촌옥수수’를 탄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맛과 레시피 개발을 위해 지난 1년간 조리한 닭만 총 4330마리에 달했다. 이태원 교촌필방 매장에서도 선보이며 1년 간 총 7회에 걸쳐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확인했다.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국내사업지원부문장은 “오늘 선보인 ‘교촌옥수수’는 100년 기업을 향한 교촌의 미래를 이끌 신메뉴로 Z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 고객 입맛을 겨냥한 야심찬 작품”이라며 “제대로 된 옥수수치킨으로 고객에게 교촌의 진심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촌의 노력은 치킨업계가 포화 시장에 접어든 가운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치킨 사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이 문제다. 누구나 창업하기가 쉬워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교촌은 그간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이 보완 과제로 언급돼 왔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꼽힌다. 이후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촌은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다. 같은 달 출시한 블랫시크릿 역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내 치킨 시장은 업체 간 순위가 매년 바뀔 정도로 치열한 상황이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하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이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송 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했다.
교촌은 송종화 부회장 취임을 계기로 ‘교촌의 본질’에 ‘혁신’을 더한다는 ‘해현갱장(解弦更張)’ 철학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새로운 도전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송 부회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다하며 교촌을 위기에서 탈출시키고,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교촌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타개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용산구에 문을 연 ‘교촌필방’이 대표적이다. 교촌필방’은 교촌의 조리방식인 붓질을 모티브로 한 총 120평 규모의 매장이다. 인테리어 뿐 아니라 메뉴에도 차별점을 뒀다.
소스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스사업은 교촌에프앤비 자회사인 비에이치앤바이오가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교촌의 소스 제조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으며 현재 교촌과 식품 외식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교촌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수제맥주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2월 문베어브루잉의 새로운 BI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2021년 문베어브루잉 인수 후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한 이후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양조장과 냉동창고 등을 구축하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은 지난 4월 창립 33주년을 맞아 판교 제2테크노밸리도시 첨단산업단지 내에 본사를 이전하며 신사옥 시대를 열었다”며 “이를 기념해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철학을 담은 새 비전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선포한 '진심경영'은 교촌이 ▲정직과 정성 ▲도전과 혁신 ▲상생과 나눔을 공유가치로 삼아 100년 기업으로 가는 큰 그릇을 마련했다”며 “'가장 신뢰받고, 언제나 선택받는 글로벌 푸드컬처 브랜드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촌은 판교 신사옥에서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외식브랜드와 신제품으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이 되는 기업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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