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고도 시간을 알 수 있는 회중시계... 브레게 박물관 소장 보물급 시계의 향연 [더 하이엔드]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브레게가 순회 전시를 진행 중이다. ‘브레게 뮤지엄 작품전 투어(Breguet Museum Treasures en Voyage)’로 보기 힘든 뮤지엄 피스를 꺼내 전 세계 주요 부티크에서 공개하는 방식이다. 시작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이며, 서울에는 18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부티크에 상륙했다.
!['디스플레이 미학' 테마로 전시 중인 모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No°1650. [사진 브레게]](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joongang/20240719060034595sbts.jpg)
브레게는 이번 순회 전시를 위해 뮤지엄 피스를 총 여덟 가지 항목으로 분류했다. 복잡한 기능을 탑재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스’, 브랜드 DNA 코드를 담아낸 ‘브레게 스타일’,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시계를 추린 ‘리피팅 시계’ 등 브랜드뿐 아니라 기계식 시계 역사에 중요한 제품을 테마에 맞게 나눈 것. 서울을 찾은 건 ‘디스플레이의 미학’ 파트로 시간 표기의 다양한 방식을 보여준다.
![브레게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초상화. [사진 브레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joongang/20240719060035902snre.jpg)
1841년 프랑스 정치인 카지미르 페리에가 산 ‘택트’ 시계 N°4720이 이 항목의 대표작이다. 실버 다이얼 위에 두 개의 카운터가 있는 회중시계로, 두줄로 엮은 체인과 키가 함께 달렸다. 택트 시계엔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지 않고도 시간을 알 수 있는 기발한 시스템이 있다. 회중시계 뒷면에 부착한 긴 화살표와 케이스 측면에 붙인 11개의 스터드 장식을 통해 시침의 위치를 파악하는 형태다. ‘서브스크립션’ 시계 No. 2053도 주목할 작품이다. 작은 시계를 만들고 싶은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로망’을 구현한 회중시계다. 18세기 기준으로 비교적 작은 지름 39㎜에 시곗바늘은 1개만 달았다. ‘지불’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이란 이름도 흥미롭다. 당시 브레게는 시계 주문이 들어오면 시계값의 25%를 먼저 받은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저마다 이야기를 품은 시계
이번 전시는 9월 6일까지다. 부티크에 방문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가이드 투어를 원하는 사람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브레게 부티크에 예약 후 방문하면 된다. 여덟 가지로 작품을 나눈 만큼 전시는 계속될 예정이다. 브레게 측은 ‘타임 & 센스’ 테마에 해당하는 뮤지엄 피스를 오는 10월 현대백화점 본점 브레게 부티크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10월 현대백화점 본점 브레게 부티크에서 전시 예정인 회중시계.[사진 브레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joongang/20240719060037288xsbr.jpg)
이번 ‘브레게 뮤지엄 작품전 투어’에 공수된 시계는 프랑스 파리 방돔 광장에 있는 브레게 박물관 소장품의 일부다. 브레게 뮤지엄은 1775년 브랜드 창립 이후 선보인 주요 작품을 보관·전시하는 장소로, 2000년에 문 열었다. 현재 브레게는 자신들이 판매한 역사 속 제품을 다시 사들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브레게가 속한 스와치그룹을 만든, 고 니콜라스 G. 하이에크가 시작했다. 지금은 그의 손자이자 브랜드 회장인 마크 A. 하이에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000년 문을 연 브레게 뮤지엄. 250여 년 브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작품을 진열했다. [사진 브레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joongang/20240719060039088ibuh.jpg)
기계식 시계 분야의 중추
스위스 뇌사텔에서 태어났지만, 생애 대부분을 파리에서 보낸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시계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퍼페추얼이라 불리는 오토매틱 시계,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미니트리피터에 사용되는 공 스프링, 시계에 사용된 최초의 충격 흡수 장치인 패러슈트가 그의 작품이다.
![브레게는 창업 이래 만들고 판 시계의 정보를 빠짐없이 기록했다. 일련번호와 시계에 대한 설명, 판 날짜와 산 사람의 이름을 적었다. 장부는 브레게 박물관에 보관 중이다.[사진 브레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joongang/20240719060040656wlyh.jpg)
최고 업적은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이스케이프먼트 장치 ‘투르비용’으로 1801년 6월 26일 특허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창업 이래 자신이 만들고 판 시계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록했다. 시계마다 독자적인 숫자를 새겼고, 비밀 장부에는 그 숫자와 함께 시계에 대한 설명, 판 날짜, 산 사람의 이름을 적었다. 이렇게 쌓인 장부는 박물관과 본사에 보관 중이다. 브레게 역사를 추적하고 아카이브 피스를 수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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