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시 한반도 큰 변화… 전략적 자율성 가져야”

김영선 2024. 7. 1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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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해 "'한반도 문제의 안정적 관리'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인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집권 1기 때처럼 북·미 관계 정상화에 나서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현재로선 예측 불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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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DMZ 국제평화심포지엄] 문정인 교수 기조연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8일 국민일보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한반도 DMZ 국제평화심포지엄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해 “‘한반도 문제의 안정적 관리’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인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집권 1기 때처럼 북·미 관계 정상화에 나서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현재로선 예측 불가”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18일 국민일보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한반도 DMZ 국제평화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지금 전반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민주당이 불리하고 공화당이 유리하다. 민주당 사람들까지도 그렇게 이야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외교 정책의 대표 세력은 마가(MAGA·Make Amerian Great Again)”라며 “이들은 기본적으로 해외에 있는 미군들이 전부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선캠프의 ‘거래주의’ 파벌을 언급하며 방위비분담금 증가 압박이나 주한미군 감축·철수 위협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정치적으로 무엇인가 남기고 싶어 한다면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완화, 한·미 연합훈련 중단 같은 카드를 내걸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진보진영에선 한반도 평화체제를 가져오는 모멘텀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다만 “이는 너무 단순화해서 보는 것이고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게 간단치 않다”며 “미국에 자리 잡고 있는 관료들을 포함해 기득권 세력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 현재로선 예측 불가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문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미 외교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 3국이 하나의 동맹체로 탄생하는 걸 권해왔다”며 한·미동맹 및 한·미·일 공조 강화를 유지하는 대신 북한 문제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 교수는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을 방문하는 등 햇볕정책 이론 등을 구축하는 데 깊숙이 관여한 국제정치학자다.

문 교수는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한국만의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미국 대선 결과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 ‘올인’하면 미국이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말려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심포지엄 주요 참석자들. 왼쪽부터 김진아 한국외대 LD학부 교수,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경호 국민일보 사장, 문 교수,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차태서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 최현규 기자


김경호 국민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낮아지긴 했지만 미 대선 결과는 한국 외교안보와 경제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정부 부처는 물론이고 기업 모두 대비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여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친한파 구축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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