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심' 참모 "부끄러운 줄 알라…보호 원하면 돈 내야"
트럼프 1기 행정부 국가정보국(DNI) 국장 직무대행을 지낸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 미국대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민들로부터 보호 받고 싶다면 약속한 청구서를 지불하면 된다”고 말했다. 동맹국들이 안보를 위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레넬 전 대사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밀워키에서 진행된 외신기자협회(FPC) 주최 브리핑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의 방위비 추가 부담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전세계에서 클럽에 가입할 때 회비를 내지 않고도 시설과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이 이같이 밝혔다.
비용 문제 나오자…“부끄러운 줄 알라”
그는 이어 나토 회원국 가운데 GDP의 2% 이상의 방위비를 지출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라(shame on you)”며 “나토는 좋은 조직이라고 생각하지만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회원국들이 정당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회원국을 영입하거나, 나토의 ‘우산’에 영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나토에 대한 구조조정을 가할 가능성을 시사한 말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유력한 국무부 장관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에게 공격을 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것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는 “해당 언급은 ‘회원국이 분담금 2%를 내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에 대한 답변이었다”며 “만약 당신의 아이가 ‘아빠, 나는 규칙은 알지만 안 할래요’라고 한다면 ‘좋아’라고 하겠느냐, 아이를 혼내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재차 “청구서를 지불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질문에…“지금은 선거에 집중”
그레넬 전 대사는 현재 GDP의 2.7%가량을 국방비로 쓰고 있는 한국 역시 국방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현재는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북핵 문제와 아시아에서의 외교적 우선순위,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 등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다만 “트럼프는 세상이 더 안전하고 더 좋아지기를 바란다”며 “트럼프가 책임자이고, 트럼프가 정책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1기 행정부와 똑같은 방식이 된다는 것이 전반적인 전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거에 집중하고 싶다”며 추가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외교 전략과 관련한 별도 질문에 대해 “트럼프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대하고, 다른 곳에서 정권 교체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3년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상대가 누구더라도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는 전술일 뿐 목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2025’…“내 인생서 가장 어리석은 것”
한편 그레넬 전 대사는 지난해 헤리티지 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염두에 두고 만든 ‘프로젝트 2025’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공약집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현재 해당 보고서에 담긴 정책을 근거로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레넬 전 대사는 “프로젝트 2025는 내 인생에서 본 것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이라며 “선거 때마다 외부에 있는 단체와 NGO(시민단체)들은 위시리스트 목록을 끊임 없이 만들어 발표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외부 NGO가 원하는 위시리스트 목록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역시 ‘그것(프로젝트 2025)은 나의 플랫폼(정강)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기자들의 질문도 그 멍청한 프로젝트 2025가 아니라 공화당의 플랫폼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밀워키=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너는 억만 개의 모욕이다’ 절친과 동거한 아내에 쓴 시 [백년의 사랑] | 중앙일보
- "한국인 거절한다" 日 식당 발칵…트위터서 1300만이 봤다 | 중앙일보
- 아빠 시신수습 거부한 아들…돼지저금통 배는 뜯겨있었다 | 중앙일보
- 일주일 만에 반격 나선 쯔양…그가 밝힌 '구제역 5500만원' 전말 | 중앙일보
- 박나래 "55억 자가 공개 후 돈 빌려달라고 온 사람도 있다" | 중앙일보
- 회장님 왔는데 "차 문 열지 마"…47년 '전설의 도어맨' 비결 [더 인터뷰] | 중앙일보
- 출국 직전 나타난 '김정숙 타지마할' 일정…檢, 문체부 불렀다 | 중앙일보
- 트와이스에도 안 밀렸다…'킬러 본능' 이예원의 두 얼굴 | 중앙일보
- 서울 아파트 1채만 있어도 상속세 대상…'부자 세금'은 옛말 | 중앙일보
- 9일 만에 꼬리 내린 축구협회 "박주호에게 대응 안 할 것"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