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 진출…“66년 노하우 다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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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사업 확잠 야심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 [연합뉴스]

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1958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설립 이래 가전사업을 중심으로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생산 데이터와 노하우에 AI(인공지능)·DX(디지털전환)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이런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통해 본격적으로 외부 업체 수주에 뛰어들 계획이다.

LG전자는 18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에서 조(兆) 단위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LG그룹 계열사 공급을 제외한 외부 업체를 대상으로 한 매출 목표다. 스마트팩토리는 개발·제조·품질 등 생산과정 전반에 AI·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생산 공장을 말한다.

LG전자는 올해 생산기술원에 스마트팩토리 사업 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뛰어들었다. LG그룹 생산·제조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히는 생산기술원이 40년 가까이 쌓아온 스마트팩토리 구축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외부에 공개하기로 한 셈이다.

이미 올해 LG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외부업체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수주했다. 주요 고객사는 2차전지·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등인데, 향후 반도체, 제약·바이오, 식음료 등의 분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 66년 동안 공장을 설계하고 실제 운영했던 노하우를 집대성해 고객사에 해결책으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최근 10년간 축적하고 있는 제조·생산 데이터의 양만 770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고화질 HD급 영화 35만편 저장할 수 있는 양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관련 특허만 1000건 이상이다.

특히 이미 LG전자가 만들어놓은 성공사례를 사업모델로 내세워 종합 제조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LG전자가 미국 테네시·경남 창원에 구축했던 지능형 자율공장은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등대공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등대공장은 등대가 길을 안내하듯 전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혁신적 공장을 말한다.

창원 LG스마트파크의 경우 스마트팩토리 구축 후 생산성은 17%, 에너지효율은 30% 개선됐으며 불량으로 생기는 품질비용은 70% 줄었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은 “고객사의 제조 생애주기 전체 여정을 함께하는 제조경쟁력 강화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조업 현장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 달러(약 214조원)에서 오는 2030년 2685억 달러(약 3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지멘스·미국 엔비디아도 최근 로봇·디지털 트윈을 응용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공장을 가상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LG전자는 이들 기업의 AI·로봇 기술과 자체 개발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아 최적화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신(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평택=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