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배터리·석화 연결 다리 필요했다, 분할상장 계획 없어”
이노·E&S 합병 간담회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합병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양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했다. 박 사장은 “이번 합병은 5~10년을 내다보고 추진했다”라며 “합병 시너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합병 이후에도 SK E&S의 수익력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에 하던 사업 운영 체제, 의사 결정 구조를 큰 변화 없이 할 수 있는 책임 경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은 SK그룹 전체 리밸런싱에 대한 고민과 에너지 계열사들이 마주한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캐즘이 생겼다. 지주사인 SK(주)도 지배구조를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이 많았다”라며 “배터리와 석유화학 사업을 연결해 줄 다리 역할이 필요하단 생각에 따라 결정됐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기업 성장은 한계에 직면한 반면,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전력 수요는 급상승하며 글로벌 IT 기업들은 솔루션 형태의 에너지 서비스를 점차 원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두 기업의 합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사 합병 비율 1대 1.1917417에 대해 박 사장은 “합병 가치가 SK이노베이션은 10조8000억원, SK E&S가 6조2000억원으로 평가됐다”며 “양사가 가진 수익력, 미래 성장 등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현 주가가 저평가된 점을 고려해서 합병가액이 시가가 아닌 자산가치로 계산될 수도 있을 거란 관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자산가치를 적용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외부전문기관의 조언을 받았고, 원칙에 따랐다”고 말했다.
양사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박 사장은 “SK E&S 기존의 결집력과 역량이 훼손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흔히 얘기하는 화학적 결합은 어렵고 현재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합병 법인은 내달 예정된 주주총회 통과 후 11월 중 출범 예정이다. 당초 시장 기대보다 SK E&S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3조원 규모의 상장전환우선주(RCPS)를 가진 글로벌 사모펀드 KKR을 설득하는 작업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에 대해 추 사장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도 “기존 발행 취지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투자자인 KKR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의 중”이라며 “합병 법인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액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남았다. 박 사장은 “(합병)시너지가 구체화하고 SK온 상황이 업턴으로 돌아서면 주주환원 정책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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