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율주행 기술 떴다…BMW 생산 차량, 야적장 척척 이동

박영우 2024. 7. 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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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도 자율주행 바람


독일 뮌헨 BMW 본사에서 북동쪽으로 100㎞ 정도 떨어져 있는 딩골핑 공장. 이곳은 BMW 핵심 차종과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전량 생산하는 시설이다. 조립이 끝난 7시리즈는 운전자 없이 스스로 야적장으로 이동한다. 공장 내 설치된 자율주행 보조장치 라이다(LiDAR·레이저로 사물의 위치를 가늠하는 장치)를 통해 차량이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하루 평균 1000대가량의 차량이 공장 안에서 스스로 이동한다. BMW는 2022년 처음 이 기술을 도입했는데 최근까지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다.

BMW가 반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국내 자율주행 업체 서울로보틱스의 기술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완성차뿐 아니라 BMW 딩골핑 공장에서 보듯 공장 내 이동과 항만을 비롯한 물류 현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물류 현장이 24시간 쉬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최근 급격하게 오른 인건비도 많은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에 눈을 돌리게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무인이동 로봇 시장은 2028년 200억 달러(약 2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산업용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 센서는 사람 주먹만한 크기다. 일례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 공장 내부엔 200여개의 라이다 센서가 촘촘히 박혀 있다. 이를 통해 3차원 지도를 만든다. 차량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는 이들 라이다 센서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하게 한다. 이런 기술은 완성차 공장을 지나 항만이나 물류센터로 확장하고 있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는 “전 세계 4000여 곳 자동차 공장은 시설 내에서 자동차 운반을 위해 공장마다 연평균 인건비로 200억원을 쓰는데 이를 줄일 수 있다”며 “BMW에 이어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새로운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기술에 더해 자율이동 로봇 개발도 한창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건 주차와 물류 로봇이다. 주차 로봇은 납작한 팔레트 형태인데 차량 내부에 들어가 자체를 들어 올려 운반한다. HL만도, 현대위아, 삼표그룹 등이 주차 로봇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런 로봇은 좁은 주차장이나 복잡한 물류 창고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일본 토요타는 한발 더 나아가 컨베이어 벨트 없는 공장까지 구상 중이다. 토요타는 지난해 6월 테크니컬 워크숍에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함께 새로운 조립 방식을 제시했다. 공장 내 컨베이어 벨트를 없애고 조립 중인 전기차가 공장 안에서 다른 조립 라인까지 스스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컨베이어 벨트가 사라지면 지금처럼 대규모 부지에 조성된 자동차 공장도 사라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초기 투자비가 줄어들 수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도 가능해진다. 토요타는 가장 먼저 미국 공장에 새로운 생산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아직 완성차 공장 내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곳은 없다.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에 지속해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의 경우 이런 자동화 설비 투자나 개발을 진행할 때 노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적기에 투자하지 못할 경우 해외 다른 완성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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