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미 테리 사건, 文정부 일" 민주당 "불리할 때 前정권 탓"

대통령실이 미국 검찰의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기소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활동이 노출된 것을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책임을 돌리자 더불어민주당이 반발에 나섰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불리할 때마다 전 정권을 찾는 한심한 행태를 멈추라"며 "윤 정부 임기에 발생한 것도 모두 전 정권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미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박근혜 정부 시절 혐의 내용 8개 항, 문재인 정부 시절 혐의 내용은 12개 항에 나와 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단 1년 동안의 혐의 내용이 20개 항에 걸쳐 적시돼있다"며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미 테리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6월로, 이 시기는 같은 해 4월 국가안보실 감청 의혹이 발생한 직후"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동맹관계에서 이런 사건은 외교적 해결이 우선인데 윤 정부 외교라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수미 테리가 언제 어디서 국정원 요원과 접촉했는지 드러나며 대한민국 정보기관의 활동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굴욕을 당했다. 정부의 안보정책은 아마추어만도 못 하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이 나서서 '문재인 국정원 감찰 문책' 운운하면서 문제를 키우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정원을 갈라 치기 해 정보역량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미국은 자국의 보안을 이렇게 철저하게 지키는데 우리는 대통령실을 도청당하고도 동맹이니까 문제가 없다고 퉁치고 넘어갔던 것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수미 테리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테리는 2013년부터 지난해 6월 정도까지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국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테리가 미국 주재 공관에서 근무 중인 국정원 요원들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 및 의류,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등을 수차례 제공받은 것으로 미국 연방검찰은 보고 있다. 다만 테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테리는 2001~2008년 CIA 동아시아 분석가로 근무한 뒤 백악관 NSC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국장과 국가정보위원회(NIC) 동아시아 담당 분석관, 워싱턴 CSIS 선임연구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요원이) 사진에 찍히고 한 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또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과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너는 억만 개의 모욕이다’ 절친과 동거한 아내에 쓴 시 [백년의 사랑] | 중앙일보
- "한국인 거절한다" 日 식당 발칵…트위터서 1300만이 봤다 | 중앙일보
- 아빠 시신수습 거부한 아들…돼지저금통 배는 뜯겨있었다 | 중앙일보
- 일주일 만에 반격 나선 쯔양…그가 밝힌 '구제역 5500만원' 전말 | 중앙일보
- 박나래 "55억 자가 공개 후 돈 빌려달라고 온 사람도 있다" | 중앙일보
- 회장님 왔는데 "차 문 열지 마"…47년 '전설의 도어맨' 비결 [더 인터뷰] | 중앙일보
- 출국 직전 나타난 '김정숙 타지마할' 일정…檢, 문체부 불렀다 | 중앙일보
- 트와이스에도 안 밀렸다…'킬러 본능' 이예원의 두 얼굴 | 중앙일보
- 서울 아파트 1채만 있어도 상속세 대상…'부자 세금'은 옛말 | 중앙일보
- 9일 만에 꼬리 내린 축구협회 "박주호에게 대응 안 할 것"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