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에 꼬리 내린 축구협회 "박주호에게 대응 안 할 것"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37)에게 법적 대응을 예고했던 축구협회가 이에 대한 철회 의사를 18일 밝혔다. 박주호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난 8일 폭로한 뒤 다음 날 반박 입장을 냈던 축구협회가 9일 만에 태도를 바꾼 셈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박주호 위원 발언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검토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토 이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실제로는 어떠한 공식적인 절차에도 들어가지 않았다”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박주호 위원에게 대응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동안 전력강화위원회가 허술하게 진행됐으며,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 감독의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내부 실무자인데도 몰랐다”라고 주장했다.
박주호 폭로가 나온 다음 날인 9일 축구협회는 “(박주호가)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했다”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라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갈등이 커지는 듯했으나, 축구협회가 18일 “공식 대응은 하지 않겠다”라고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박주호는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K리그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공정성 등 부분이 괜찮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자리는 박주호가 폭로 뒤 처음 자리한 공식 석상이라 관심이 쏠렸다. 그는 “주변에서 응원을 해줘서 많은 힘을 받았다”라며 “많은 지지를 해주신 걸 잊지 않고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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