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황희찬 '인종차별' 피해에 문제 제기

황희찬, 친선경기 중 인종차별 발언 들어
"난 네 곁에 있다"…손흥민도 황희찬 응원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스페인 친선 경기 도중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KFA)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협회는 18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 선수가 최근 연습 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 대표팀 황희찬이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를 마친 뒤 지난달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황희찬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 1907과의 프리 시즌 연습 경기 도중 상대 팀 선수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었다. 이에 격분한 팀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상대 선수를 향해 주먹을 날려 퇴장당하기도 했다.

울버햄튼은 경기 후 성명을 내고 "인종차별은 어떤 형태로든 용납될 수 없으며 결코 방치해서도 안 된다"며 유럽축구연맹(UEFA)에 해당 사안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또한 황희찬의 인스타그램에 영문으로 "난 너의 곁에 있다(By your side mate)"고 댓글을 달며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No room for Racism)'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이미지출처=대한축구협회 엑스]

다만 코모 1907은 인종차별 발언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코모 1907은 구단주 미르완 수와르소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선수에게 물어본 결과, 동료에게 '황희찬을 무시해라. 그는 자신을 재키 챈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며 "황희찬의 팀 동료들도 그를 '차니'(Channy)라고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불렀기 때문에 자기 팀 수비수도 그를 '재키 챈'이라고 불렀다는 해명이다. '재키 챈'은 홍콩 영화배우 성룡의 영어 이름이다. 그러나 외국에선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뜻으로 동양인 비하 표현으로 종종 사용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