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개 점포 추가 폐점…"실업사태" vs "100% 고용승계"
홈플러스 "실적 부진 장기화…고용승계 100%"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수익성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일부 점포를 정리하면서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영업을 종료하는 점포가 늘면서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홈플러스는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입장이다.
18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임대계약 만료를 이유로 동청주점과 안산선부점의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16일 사내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알렸다. 홈플러스 사측은 이들 점포의 폐점을 결정한 이유를 실적 부진의 장기화로 인한 영업 손실 누적과 임대 계약 기간 만료라고 설명했다.
노조 "직원·협력업체 대량실업 우려…매각 몰두 MBK 규탄"
이로써 홈플러스의 전체 129개 점포 가운데 11개 점포가 폐점을 앞두게 됐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동청주점과 안산선부점을 포함해 ▲광주계림점 ▲내당점 ▲동대문점 ▲부산반여점 ▲부천상동점 ▲부천소사점 ▲서대전점 ▲순천풍덕점 ▲안양점(이상 가나다순) 등 11곳의 점포가 폐점이 확정됐다.
추가 폐점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2027~2028년 사이 점포 임대 계약종료 시기를 맞는 점포는 16곳에 달한다. 16곳 중 한 곳인 부천상동점은 이미 폐점이 확정됐다.
이처럼 홈플러스 점포의 폐점이 이어지면서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업체 등에서 대량 실업 사태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홈플러스의 덩치를 줄이기 위해 계속 폐점을 이어간다면 홈플러스를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직영직원, 협력 및 외주직원, 입점업주 등 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 같은 잇따른 폐점의 원인으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지목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사들였다. 홈플러스 인수 10년 차를 맞는 2025년 이전에 홈플러스를 되팔기 위해 규모를 줄이는 작업이라는 것. 여기에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고배당을 지급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홈플러스의 잇따른 폐점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노조는 "홈플러스는 국민이 키운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와 고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대량 실업 사태를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개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국가나 국회가 MBK의 행태를 보고만 있다면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MBK에 대한 조사와 사모펀드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고용승계 100%…폐점 점포 일부 재개장 예정"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홈플러스는 즉각 반박했다. 홈플러스는 회사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노조가) 회사가 검토한 바 없는 임대점포 계약 종료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자료를 배포해 직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먼저,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고용안정 우선 원칙은 변치 않는 회사의 약속"이라면서 "전사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타사들과 달리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 및 임대계약 종료 점포 직원들을 포함해 단 한 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시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영업 종료가 결정된 점포 직원들에게는 고용 승계 약속은 물론 '고용안정 지원제도'를 시행한다. 고용안정 지원제도는 영업을 종료하는 점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원활한 재배치를 돕는 제도다. 해당 점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3차례 이상의 면담을 거쳐 재배치를 원하는 점포의 희망 리스트를 제출한다.
재배치를 희망하는 홈플러스 점포가 없다면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도 배치할 수 있다. 여기에는 영업 종료 대상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홈플러스 노사는 2024년 임단협에서 자산유동화 점포에만 적용되던 고용안정 지원제도를 임대계약 종료 점포에도 확대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점포 폐점 역시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노조에서는 점포 수가 계속 줄어들어 직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만성적자 점포의 영업을 종료함으로써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향후 성장성이 높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과 온라인부문 투자를 확대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점을 결정한 11곳 중 일부 점포는 누적된 적자로 영업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도 했다. 홈플러스는 "두 점포(동청주·안산선부) 모두 장기간 적자였던 점포로 무리하게 임대계약을 연장할 그 어떤 요인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 최근 임대계약이 종료됐거나 종료가 임박한 월드컵점, 면목점, 병점점, 영도점은 주변 상권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 임대주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영업 종료가 예정된 점포 가운데서도 7개 점포는 재개발 완료 후 다시 입점할 예정이다. 재입점을 계획 중인 점포는 ▲부천상동점 ▲동대문점 ▲내당점 ▲부산반여점 ▲광주계림점 ▲순천풍덕점 ▲부천소사점이다. 다만 ▲동청주점 ▲안산선부점 ▲서대전점 ▲안양점은 재입점 없이 그대로 영업을 종료한다.
2027년 이후 계약종료 시기를 앞둔 점포가 16개에 달한다는 노조에 지적에 대해서는 "주변 상권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점포의 재계약 여부를 정하기 때문에 결정된 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홈플러스와 노조는 사측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 측은 이번 매각 추진을 '밀실 분할매각'이라고 지적하며 매각 시 구체적인 고용 보장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이번 매각 추진이 사업역량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전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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