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생일 개인적으로 축하”… 퇴임 메르켈, 정치와 단호한 결별

김남중 2024. 7. 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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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이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퇴임 후 정치와 단호한 결별을 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70세 생일을 맞았지만 떠들썩한 모임은 없을 것이며 개인적으로 생일을 축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 메르켈 전 총리는 기민련 계열의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에서 추모식을 열었는데, 정치인이 아니라 그의 오랜 친구인 배우를 기리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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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APF연합뉴스


얼마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이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퇴임 후 정치와 단호한 결별을 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70세 생일을 맞았지만 떠들썩한 모임은 없을 것이며 개인적으로 생일을 축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전 총리의 칠순을 기념하는 보다 공식적인 행사는 9월 25일에 예정돼 있다. 이 행사는 메르켈의 정당인 기독교민주연합(CDU)의 본부가 아니라 베를린의 과학·인문학아카데미에서 열린다. 정치인들의 축하 연설은 없고, 미술사가 호르스트 브레데캄프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가디언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메르켈 전 총리가 “정치계와의 관계를 단호히 단절했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21년 가을, 16년에 걸친 네 번의 독일 총리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당시 그의 미래를 두고 유엔의 지도자 같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또 그의 전임자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길을 따라 국제 단체나 기업에서 고위직 또는 로비스트로 활동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메르켈은 이런 모든 추측을 뒤로 하고 예술의 세계로 향했다. 그는 2022년 6월 인터뷰에서 은퇴 후 첫 몇 달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 프리드리히 실러의 ‘돈 카를로스’를 읽으며 보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이민 문제 등에 대한 그의 역할을 기대하는 이들을 좌절시켰다.

그가 오래 몸담았던 정당인 기민련과도 거리를 뒀다. 올해 5월 메르켈 전 총리는 기민련 계열의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에서 추모식을 열었는데, 정치인이 아니라 그의 오랜 친구인 배우를 기리는 자리였다. 같은 달 그는 과거의 정적이었던 전 녹색당 공동 대표 위르겐 트리틴의 은퇴식에서 연설을 했는데, 은퇴 후 정치적인 행사에서 연설을 한 드문 사례였다.

가디언은 오는 11월 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 ‘자유’가 출판될 예정이라며 정치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이 책에서 표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700쪽 분량의 이 두툼한 회고록에서 메르켈 전 총리가 동독에서의 어린 시절과 동독 붕괴 후 예기치 않았던 정치적 부상, 그리고 총리로 보낸 16년을 얘기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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