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가 놓친' 마시 감독, 캐나다 4강행 이어 축구개혁 선포 "이 나라 축구의 문제점부터 고친다"

김정용 기자 2024. 7. 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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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마시 캐나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축구협회와 협상이 결렬된 뒤 캐나다 감독이 됐고, 첫 대회였던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4강 돌풍을 일으킨 제시 마시 감독. 마시 감독은 제대로 쉬지도 않고 이번엔 캐나다 축구의 저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마시 감독은 기존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1순위 후보였고, 축구협회와 협상도 벌였으나 결국 한국행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캐나다축구협회가 전격적으로 마시 감독을 설득해 선임했다.


최근 열린 코파 아메리카는 원래 남미 대회지만 이번엔 장소를 미국으로 옮기고 북중미 팀들까지 포함시켜 규모를 키웠다. 그리고 캐나다는 조별리그 통과만 해도 다행일 줄 알았던 전력으로 8강 베네수엘라전까지 이겨내며 4강에 올랐다. 4강에서는 우승팀 아르헨티나에 패배했고, 3위 결정전에서는 우루과이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위를 기록했다.


뜻밖의 좋은 성적을 낸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마시 감독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몬트리올 구단에서 현지 기자들을 만나 미래 계획을 발표했다.


마시 감독은 현재 캐나다의 선수 선발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캐나다 스포츠의 문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모이즈 봄비토다. 봄비토 같은 선수를 23세가 되어서야 알아봤다는 것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봄비토는 무명 선수로서 청소년 대표팀에도 발탁된 적 없다가 지난해 캐나다 대표팀에 처음 소집됐고,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하며 세계적인 유럽파 공격수들과 정면대결을 벌였다. 지난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서부 컨퍼런스 최하위에 그친 콜로라도래피즈 소속이었기 때문에 더 주목 받을 기회가 없었다.


마시 감독은 "내가 가르쳐 본 세계 최고 중앙 수비수들과 봄비토는 비슷한 재능을 갖고 있다. 다요 우파메카노, 이브라히모 코나테, 요슈코 그바르디올 같은 선수와 같은 범주라는 뜻이다. 선수를 22~24세에 찾아내는 걸 넘어서 16세부터 찾아내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어린 재능들을 적극 발굴한다는 게 마시 감독의 과제 중 하나다. 또 하나는 다중국적 선수들이 캐나다를 고를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이미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본선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설득하기 유리하다.


마시 감독은 "여러 선수들이 더 경쟁력있는 대표팀에서 뛰기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났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도 경쟁력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제 대표 선수 선발이 더 쉬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캐나다로 오면 2026 월드컵에서 큰 파도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설득할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마시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에 올 수 있는 혈통이나 출생지 조건을 갖췄음에도 놓치는 선수가 없도록, 최대 10개까지 다중국적을 체크할 거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캐나다 태생 선수가 더 강한 나라 대표팀을 택하는 경우가 잦았다. 캐나다 캘거리 태생 오언 하그리브스는 잉글랜드 대표였고, 토론토 태생 조나단 데구즈만은 네덜란드 대표였다. 캘거리에서 태어난 피카요 토모리는 잉글랜드 대표다. 반면 최근에는 알폰소 데이비스, 조나탄 데이비드 등 캐나다를 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다중국적 선수를 두고 벌어지는 일종의 쟁탈전에서 지지 않겠다는 각오, 동시에 캐나다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실력파라면 놓치지 않고 스카우트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알폰소 데이비스(캐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캐나다 관중.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처럼 대표팀 선수단을 강화하기 위한 슬로건으로 마시 감독은 '26에는 26'이라는 표어를 만들었다. 2026년 대회에 26명을 선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새 선수를 찾아나서는 게 현재 선수들을 너무 등한시한다는 의미로 보이지 않도록, 코파 멤버들에게는 '여러분이 우선순위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내 주업무는 대표팀 경기력 향상이다. 하지만 내게는 캐나다 스포츠를 발전시키고, 유소년 단계부터 더 나은 토대를 마련해주고 싶은 열정도 있다. 선수들을 더 빠르게, 더 높은 수준까지 발전시킬 수 있게 하겠다." 마시 감독의 각오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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