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중재안에… 민주 “일단 수용” 국민의힘 “명분 쌓기 의심”

김판 2024. 7.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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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시한 '방송법 중재안'에 대해 여야의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휘 의원은 "우 의장의 중재안 제시는 민주당의 의도대로 방송법을 개정하겠다는데 명분을 주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이란 행정 절차를 중단하라는 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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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8일 의총 열고 ‘수용’ 결론
일부 강경파들은 공개 반발
국민의힘은 수용 여부 불투명
우원식 국회의장.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시한 ‘방송법 중재안’에 대해 여야의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강성 의원들의 반발 속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 의장이 법안 처리를 위해 명분 쌓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수용 의사를 모았다. 의총이 끝난 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일단 우 의장의 긴급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우 의장이 시한으로 제시한 24일까지는 다른 요구를 하지 않고 (여당의 중재안 수용 여부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여당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되는 절차를 중단하고 협의체 구성에 동의하면 우리도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최민희 국회 과학방송통신기술위원장도 입장문을 통해 “(정부·여당의) 방송장악을 위한 움직임이 멈춘다면, 야당은 얼마든지 의장님이 제안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권을 향해 “국회의장의 충정 어린 고뇌에 화답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중재안을 제시한 우 의장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전현희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시점에서 멈추고 대화를 하면 스케줄 상 (현 정권이) MBC를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우 의장이 시기와 상황을 오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선우 의원도 “우 의장이 갑자기 (방송법 통과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며 “우 의장의 전략이었다면 좋겠지만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모두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어서 강성 지지층을 향한 ‘정치적 발언’으로 읽히기도 한다.

국민의힘은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이 많이 고심했다고 생각한다”며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내 여러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이고, 과방위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장이) 여러 제안을 줬는데 그중 하나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나”라며 “이는 여당에서 결정해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여당 내에서는 우 의장의 제안에 부정적인 기류도 읽힌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휘 의원은 “우 의장의 중재안 제시는 민주당의 의도대로 방송법을 개정하겠다는데 명분을 주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이란 행정 절차를 중단하라는 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당 소속이 아닌 한 의원은 “우 의장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중재안을 내놓았는데, 국민의힘이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방송법 강행 처리의 명분을 내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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