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실패하고 또 실패" 저격수 자처한 '흙수저' 밴스(종합)

조슬기나 2024. 7. 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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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성장과정 언급하며 가족, 노동자 강조
"동맹국 무임승차 없다" 강경 정책도 예고

"항상 그렇듯 미국의 지배층이 백지수표를 쓰고 우리가 소속된 지역 커뮤니티가 그 대가를 치렀다. 나는 내가 어디 출신인지 잊지 않는 부통령이 될 것이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흙수저 정치인' J.D. 밴스 연방상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생애 처음으로 올라선 공화당 전당대회 연단에서 부통령 후보직을 공식 수락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직업 정치인'으로 깎아내리며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는 한편 "동맹국 무임승차는 더이상 없다"고 강경 정책도 예고했다.

CNN 생중계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공화당 전당대회 3일 차인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부통령 후보직 수락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밴스 의원의 수락 연설은 자신의 성장과정을 앞세워 예상대로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밸트 지역 노동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내용으로 집중됐다. 러스트밸트 오하이오 저소득층 출신인 그는 "노동자계층은 트럼프 행정부시절 식료품, 가스, 에너지, 주택가격이 더 저렴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고향과 같은 소도시, 지역사회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밴스 의원은 자신이 어린시절 겪은 빈곤, 가정붕괴, 모친의 마약 중독, 실업, 지역사회 붕괴 등의 책임을 모두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 측에 돌렸다.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나 빈곤, 가정붕괴 등의 악순환을 겪으면서도 예일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기업인, 정치인이 될 수 있었던 그의 성장과정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내가 4학년 때 조 바이든이라는 직업 정치인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라는 나쁜 무역 협정을 지지했고 셀 수 없이 많은 좋은 일자리를 멕시코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재앙적인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고,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모든 주에서 일자리를 해외로 넘겼고, 우리 자녀를 전쟁터로 보냈다"고 언급했다. 당시 대통령인 조지 부시의 소속이 공화당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바이든을 저격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밴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전까지 많은 행정부가 실패해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배층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지역 커뮤니티가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서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금융위기에서 대공황까지, 국경개방부터 임금정체까지 이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은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잃어버리면 다시는 찾지 못할 수 있는 것을 복원할 수 있는, 미국의 마지막 희망을 대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이와 함께 밴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전을 노동자들을 위한 '미국 우선주의'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공장을 다시 짓고, 미국인 노동자의 손으로 미국 가족을 위한 진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사람들이 일하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보호하고 중국이 미국 시민들을 통해 자국 중산층을 건설하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서도 "동맹이 세계 평화를 위한 부담을 공유하도록 하겠다"면서 "더 이상의 무임승차는 없다"고 예고했다. 이후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오하이오,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경합주를 열거하면서 "모든 잊힌 지역사회, 우리나라의 모든 모퉁이에 약속한다"며 "내가 어디 출신인지 잊지 않는 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전당대회에 참석한 밴스 의원은 이날 아내 우샤 칠루쿠리 밴스의 소개로 무대 위에 등장했다. 그는 가장 먼저 "우리의 오늘 밤은 훨씬 다른 날이 됐을 수도 있다. 축하의 날이 아닌 상심과 애도의 날이 될 수 있었다"고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대선 출마 전까지 그(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 중 하나였고, 인생에서 모두가 원할 만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그는 쉬운 길이 아닌 학대, 중상모략, 박해를 견뎌내기로 택했다. 이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반면 밴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직후 바이든 캠프는 곧바로 그를 비판하는 성명을 공개했다. 바이든 캠프는 "오늘밤 '프로젝트 2025'의 포스터 보이인 J.D. 밴스가 무대에 올랐다"면서 "그가 그곳에 머물 경우 고통받는 것은 근로 가족과 중산층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밴스 의원이 극단주의와 초부유층을 민주주의보다 우선시하는 프로젝트2025의 인간화라고 규정하면서 "밴스는 준비가 안 돼 있고, 자격이 없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3일 차인 이날 전당대회는 ‘미국을 다시 한번 강하게(Make America Strong Once Again)’를 주제로 외교정책, 국경 및 안보 문제 등에 초점을 맞췄다. 밴스 의원 외에도 이날 출소한 ‘트럼프 경제 책사’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장, 그래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10대 딸 등이 연사로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귀에 붕대를 붙인 채 전당대회 후반부에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 날인 18일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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