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일상혁명’으로 정치 보폭 넓히는 오세훈… 지지율 상승 숙제

문동성,김용헌 2024. 7. 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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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로 취임 2주년 맞은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오 시장은 “시민의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시설물이 아니다”라며 “일상에서의 변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달 민선 8기 임기 반환점을 돌며 가장 강조한 것은 ‘일상혁명’이다. 오 시장은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헬스케어 앱 ‘손목닥터9988’ 등 밀리언셀러 정책으로 시민들의 일상을 변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오세훈표 소득 보장 정책인 ‘안심소득’ 등 ‘약자와의 동행’ 정책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전국화의 가능성이 열렸다.

오 시장은 정책 성공을 바탕으로 최근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SNS를 통한 정치 관련 언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여야 의원들과의 만남,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적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오 시장의 행보를 2년 8개월 남은 대선과 떼놓고 볼 수 없다고 평가한다. 여권 관계자는 “말이 2년 8개월이지, 지방선거냐 대선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오 시장에게는 1년 정도의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며 “마음이 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시정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시민의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시설물이 아니다”라며 “일상에서의 변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밀리언셀러 정책 바탕으로 ‘일상혁명’

오 시장은 이같은 일상에서의 변화를 ‘일상혁명’이라고 명명했다. 혁명의 근거는 그간 내놓은 밀리언셀러 정책들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출시 70일 만에 누적 판매 100만장을 돌파했다. 현재 매일 5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손목닥터9988 또한 누적 참여자 120만명을 넘어섰다. 소프트웨어의 혁신으로 시민들의 일상이 바뀐 사례들이다.

오 시장이 ‘평생의 과업’이라며 추진해온 약자와의 동행 정책도 여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안심소득은 기존 생활보장 제도의 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행 기초수급자 제도의 수급자 탈피율은 0.07%에 불과하지만, 안심소득의 탈피율은 4.8%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처럼 근로 의욕을 해치지 않는데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소득’과는 달리 차등 지원 방식이어서 재원이 덜 든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서울런’은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오 시장과 조찬을 한 뒤 “검증된 아이디어를 주시면 서울런 같은 것을 전국으로 펼쳐 나가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부쩍 늘어난 정치 발언


오 시장은 시정 성과를 토대로 최근 정치적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SNS에 정치 현안 관련 발언이 크게 늘어난 것이 단적인 예다. 오 시장은 2022년 7월 민선 8기 취임 이후 2년 동안 정치 현안과 관련해 16일 기준 모두 합쳐 61건의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썼다. 그런데 그 중 36%에 달하는 22건이 지난 5월 이후 작성됐다. 특히 오 시장은 지난달 정치 관련 메시지만 14건을 썼는데, 이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최근 2년간 오 시장의 페이스북 작성 건수는 1달 평균 10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적 발언의 상당수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14일에는 “이재명 대표의 1인 지배체제가 완성된 민주당이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공포정치를 했던 스탈린과 홍위병을 앞세웠던 마오쩌둥이 떠오른다”고 공격했다.

정부·여당을 향한 ‘쓴소리’도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총선 패배에 이어 전당대회까지, 집권 여당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며 “지금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정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치열하게 논쟁이 붙을 부분은 붙고 또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건강한 긴장 관계가 국민이 보시기에는 가장 바람직한 당정 관계”라고 언급했다. 여권 관계자는 “오 시장은 그간 대과(大過) 없이 시정을 이끌어왔고 돌출 행동도 없었던 편”이라며 “총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점 때문에 정치적 행보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여부엔 즉답 피해

오 시장은 최근 여야 가리지 않고 정계 인사들과 만나는 등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 두루 존재감을 드러내 차기 대권 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낮은 전국 선호도에 대한 조급함도 읽힌다. 한국 갤럽 조사 기준, 오 시장은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방선거 직전인 2022년 6월 10%를 달성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4월 1%까지 내려갔다가 5월 반등해 2%를 기록했고, 가장 최근 지난 2~4일 조사에선 3%의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시장은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유권자(서울시민)분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주변에선 “대선 출마하고 싶지 않은 정치인이 어디 있겠느냐”라는 얘기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 시장이 좋은 정책을 펴는 것은 대권 도전에 긍정적 요소”라면서도 “낮은 선호도를 극복하려면 명확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동성 김용헌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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