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범람에 주민 긴급 대피...당진·서산 곳곳 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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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176㎜, 당진천 일대 침수
18일 충남 서북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후 4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당진(채운동) 176㎜, 서산 152.5㎜, 아산 119.5㎜, 태안 102㎜, 예산 78.5㎜, 천안 52.3㎜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5시30분을 기해 호우경보가 발효된 당진시는 시내 곳곳에서 하천 범람과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시는 이날 오전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내리자 시내를 관통하는 당진천과 외곽에 있는 역천과 남원천 범람을 우려해 대피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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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노인 산사태 매몰됐다 구조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탑동초등학교와 당진정보고등학교 운동장이 침수되면서 학생과 교직원이 일시적으로 고립됐다. 당진천 인근 탑동초에서는 운동장과 교사동 1층이 물에 잠겼으며, 이곳에서 수업하던 6학년 학생 80여명이 2층으로 긴급 대피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11시쯤 배수 작업을 완료해 부모에게 귀가 조처를 안내하는 문자를 보냈다. 채운동 당진정보고 역시 당진천 범람으로 운동장과 학교 본관 건물 1층이 침수됐다.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은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상인들은 이날 오후 들어 비가 잦아들자 복구작업에 나섰다. 12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김성은(56)씨는 "1998년도에 시장이 지금보다 더 크게 침수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다시 시장이 물에 잠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면서 "아까 물이 들어찰 때는 정말 무서워서 다 놓고 도망갔다"고 전했다. 35년간 떡집을 운영해 온 정재철(62)씨는 물에 잠겨 고장이 난 떡 제조 기계 모터와 부속품을 모두 분리해 닦아주고 있었다.
태안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석산1리 일대가 단전됐고, 원북에서는 상가가 침수됐다. 소원면과 이원면 등에서 개울물이 넘친다는 신고도 있었다. 원북면 갈두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하천 범람 우려로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전 10시 4분쯤 충남 서산시 운산면 수평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80대 노인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산사태로 인해 무너진 흙더미에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서 구조된 노인은 크게 다친 곳 없이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31분쯤 서산 대산읍 대로리 한 단독주택이 침수돼 주민 2명이 구조됐다. 현재까지 서산에서는 산사태와 제방 유실 우려로 모두 7가구 16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11시 운산면 용현리 용현계곡 하천물이 범람하며 인근 도로가 광범위하게 침수됐다. 해미면 홍천리 홍천천 제방과 도로가 유실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아산시에서는 인주면 문방저수지 하부 배수로 둑이 붕괴하는 사고가 나 하천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둔포면 군계천 범람으로 주변 농경지가 침수되기도 했다. 천안 지역은 성정지하차도와 남산지하차도, 신방하상도로 등이 도로가 통제됐다.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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