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민재! 예스!"...콤파니 감독, 김민재 '콕 집어' 칭찬→뮌헨 2년차 '쾌청'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벌써 뱅상 콤파니 감독과 김민재의 궁합이 좋다. 프리시즌 훈련 중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 이름을 콕 집어 칭찬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에 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영상에는 콤파니 감독이 공을 향해 미친듯이 전력 질주하는 김민재를 보고 "예스, 민재!, 예스"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뮌헨은 영상에 '민재를 지켜보라'고 자막을 달았고, 김민재는 공이 반대편으로 이동하자 빠르게 달려갔다. 이를 본 콤파니 감독은 흡족한 듯 김민재의 이름을 외치며 칭찬했다. 뮌헨은 "감독으로부터 마땅한 칭찬을 받았다"라며 김민재의 계정을 태그했고, 주먹을 불끈 쥐는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현재 뮌헨 선수단은 본격적인 프리시즌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소집돼 퍼포먼스 테스트를 거쳐 17일부터 첫 번째 훈련을 진행했다. 김민재는 첫 훈련에서 콤파니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즌이 시작하지 않았지만 김민재의 입지가 지난 시즌과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들게 하는 요소다.
뮌헨에서의 첫 시즌은 김민재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맹활약하며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팀에 합류하자마자 핵심 수비수로 거듭나며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다. 세리에A 사무국도 김민재 활약상을 인정해 김민재를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했다.
김민재가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등극하자 세계 최고의 클럽들이 영입 레이스를 펼쳤다. 최종 승자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뮌헨이었다. 뮌헨은 나폴리에 김민재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5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고,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무대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 김민재는 구단 기대에 부응했다. 김민재는 합류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고,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오히려 선발 풀타임 횟수가 잦아 독일 현지에서 과부하를 우려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상황이 변했다.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와의 출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비롯해 선발 출전한 몇몇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이번 여름 방출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볼프스부르크와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는 발목까지 다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결국 시즌 최종전이었던 호펜하임 원정에서는 명단 제외되며 결장했다. 부상 여파로 지난 6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치른 축구대표팀에도 소집되지 못했다.
김민재의 축구 경력 동안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프로 첫 해 전북 현대에서부터 주전을 놓친 적이 없었다 이어 베이징 궈안,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나폴리에서도 언제나 핵심이었고, 베스트 11 중 한 자리는 항상 그의 몫이었다. 그런 김민재가 선발 자리를 잃고, 결정적 실수를 범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연히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이에 김민재는 시즌 종료 후 독일 매체 T-온라인과 인터뷰를 통해 고충을 털어놨다. 라인을 깨트리면서까지 공을 적극적으로 탈취하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뮌헨과 맞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레알 마드리드전 상황도 회상했다.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난 항상 신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그러나 (투헬 감독의 비판 뒤) 경기 중 망설이는 순간이 많아졌다. 확신을 가지고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투헬 전 뮌헨 감독은 이전에도 김민재를 대놓고 거론한 것은 아니었으나 "풀백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센터백이 있다"며 김민재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김민재는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전술적인 관점에서 감독님의 요구를 더 잘 이행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실패 원인을 냉정하게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김민재는 주저앉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해야 한다. 한 시즌이 끝나면 선수로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뭘 잘했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뭐가 필요한지 말이다"라면서 "실수와 약점을 통해 배우는 게 더 중요해졌다. 높은 수준의 경쟁을 하기 위해선 반성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 시즌엔 더 강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적시장이 열린 후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를 친정팀 나폴리를 포함해 인터 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김민재는 뮌헨에 잔류해 새로운 시즌 새로운 감독 아래에서 주전 경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부터 뮌헨은 콤파니 감독이 이끌게 된다. 콤파니는 펩 과르디올라의 제자로 선수 시절 맨체스터 시티에서 레전드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감독으로 변신한 후에도 번리에서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 공격 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류하지 못하고 1시즌 만에 2부 강등을 당했으나 콤파니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과 김민재가 잘 맞을 거라는 기대가 나왔다. 무엇보다 수비수 출신인 콤파니가 김민재를 중용할 거란 기대가 커졌다.
실제로 첫 훈련에서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자질을 눈여겨 본 듯하다. 직접 이름을 부르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 이번 시즌 콤파니 감독과 김민재가 좋은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바이에른뮌헨,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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