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예전 군산CC는 잊어라…국내 최고 골프&리조트로 재탄생

정대균 2024. 7. 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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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레이크 코스 리뉴얼로 토너먼트 코스로 거듭나
골프텔도 5성급 호텔로 변모…각종 편의시설 갖춰져
18번 홀에서 바라본 군산CC 토너먼트 코스 클럽 하우스. 군산CC

지난 14일 막을 내린 KPGA 군산CC 오픈은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이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하지만 골프팬들의 눈을 사로 잡은 것은 가공할만한 장타를 앞세운 장유빈의 화려한 플레이만은 아니었다. ‘확’ 달라진 군산CC 토너먼트 코스(구 리드-레이크 코스)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는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 대회를 직접 취재하면서 느낀 소감은 한 마디로 ‘예전의 군산CC는 아예 잊어라’였다.

토너먼트 코스는 지난해 1월부터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가 재탄생됐다. 코스 레이팅은 76.3, 슬로프는 140이다. 토너먼트 코스에서 대회가 열린 것은 리뉴얼을 마친 이후 올해가 두 번째다. 하지만 작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만큼 코스가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는 방증이다.

18홀 중 유일하게 벙커 없이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쭉 뻗어 있어 ‘인생은 직진(Straight Life)’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3번 홀 전경. 군산CC

우선 켄터키블루에서 중지로 초종이 바뀐 페어웨이 잔디는 그야말로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완벽 그 자체였다. 강경남(41·대선주조)이 3라운드 때 2번 홀(파5)에서 기록한 알바트로스(더블이글), 최승빈(23·CJ)이 마지막날 13번 홀(파3)에서 기록한 홀인원 등 이번 대회에서 나온 풍성한 기록들은 모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코스 때문에 가능했다.

코스 내 모든 레이크 주변에 널려 있던 갈대와 수초도 싹 제거했다. 그런 만큼 플레이어들의 시야성이 확보돼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다. 특히 드론으로 촬영해 TV 중계 화면에 비친 17번 아일랜드 홀(파3)의 자태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개최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TPC소그래스 17번 홀(파3)에 결코 뒤지지 않는 위용이다.

그린 주변 리베티드 벙커는 또 어떤가. 직벽 항아리 모양의 이 벙커는 보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이다. 정확한 아이언샷을 구사해야만 공략이 가능하도록 적재적소에다 얄밉게 배치했다. 18홀 평균 1.100㎡였던 그린 면적을 700~800㎡로 줄였다. 그리고 그린 언듈레이션은 더 심해졌다.

군산CC 토너먼트 코스 시그니처 홀인 17번 아일랜드 파3홀. 군산CC

그린 스피드도 예전 군산CC에서 경험할 수 없는 빠르기로 유지된다. 이번 대회 그린 스피드를 1라운드 3.6m, 2~3라운드는 3.7m, 그리고 마지막 4라운드는 3.8m까지 끌어 올린 것에서 군산CC의 스피드는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니 군산CC 토너먼트 코스에 대한 선수들의 호평이 끊이지 않는 건 당연하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전 코스와 완전히 달라졌다. 코스 난도가 높아지다 보니 타수를 줄이는 게 쉽지 않다. 특히 그린 공략이 어려워졌다”라며 “코스 컨디션도 최고다. 코스 관리가 완벽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군산CC는 424만㎡(128만2627평)의 폐염전과 대하(大蝦) 양식장에 들어선 81홀 골프코스로 우리나라 단일 골프장으로 최대 규모다. 가장 늦게 개장한 토너먼트 코스 외에 김제, 익산, 전주, 정읍, 부안, 남원, 순창 코스 등이 있다. 아마추어에서 프로 대회에 이르기까지 매년 크고 작은 골프 대회가 열린다. 우리나라 프로 중에서 군산CC를 한 번도 밟지 않은 선수가 없을 정도다.

토너먼트 코스가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내셔널GC 처럼 18홀에 저마다의 이름을 붙인 것도 흥미롭다.

그린 주변에 적절하게 배치된 리베티드 벙커. 군산CC

1번 홀(파4·448야드)는 그린이 마치 말발굽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발굽(Horseshoe)’이다. 2번 홀(파5·574야드)은 용의 모양을 하고 있어 ‘여의주(Dragon Ball)’, 3번 홀(파4·432야드)은 18홀 중 유일하게 벙커 없이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쭉 뻗어 있어 ‘인생은 직진(Straight Life)’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4번 홀(파4·405야드)은 그린 언덕에 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벚나무 언덕(Cherry Hill)’, 5번 홀(파3·202야드)는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홀 전체가 소나무 군락지여서 ‘소나무 섬(Pine Island)’, 6번 홀(파4·465야드)은 그린 모양이 다이아몬드여서 ‘녹색 다이아몬드(Green Diamond)’다.

7번 홀(파4·361야드)는 그린을 5개의 벙커가 둘러 싸고 있어 ‘리볼버(Revolver)’, 8번 홀(파3·243야드)는 그린이 나비 모양이어서 ‘나비 날다(Flying Butterfly)’, 9번 홀(파5·596야드)은 석양이 질 때 가장 아름다워 ‘천상(天上)의 노을(Sunset Paradise)’로 붙여졌다.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5성급 특급 호텔 수준으로 변모한 골프텔 전경. 군산CC

10번 홀(파4·459야드)은 웨이스티드 벙커에 여러 모양의 돌 군락지가 있어 ‘돌무지들의 생각(Stones’ Thought)’, 11번 홀(파5·569야드)은 ‘험난한 여정(Tough Journey)’, 12번 홀(파4·399야드)은 4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조화로운 벙커들(Harmonious Bunkers)’이다.

13번 홀(파3·197야드)은 ‘부서진 성곽(Broken Castle)’, 14번 홀(파4·459야드)은 페널티 구역을 무사히 건너야만 그린에 도달할 수 있어 ‘한걸음 한걸음(Step by step)’, 15번 홀(파4·427야드)은 모굴 스키장이 연상된다고 해서 ‘모굴(Mogul)’이다.

16번 홀(파5·563야드)은 ‘가을의 전설’ 혹은 ‘몰락의 전설(Legend of Fall)’이다. 17번 홀(파3·191야드)은 ‘떠다니는 행성(行星)(Floating Planet)’, 마지막 18번 홀(파4·470야드)은 곳곳에 함정들이 복병처럼 숨어 있어 ‘함정들(The Traps)’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국내 골프 연습장 중에서 가성비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 쇼트 게임장까지 갖추고 있어 최적의 연습 환경을 자랑한다. 군산CC

15평형에서 48평형에 이르는 다양한 타입의 골프텔도 최신식 호텔급으로 리뉴얼됐다. 총 98실로 운영되는 객실에는 평형에 따라 스타일러, 최신 안마기 등이 비치돼 있다. 특히 주방에다 거실, 그리고 방 3개가 있는 48평형 로얄 스위트 룸은 2팀(8명)이 숙박해도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다. 또 모든 객실에는 비데가 설치돼 있다.

골프텔에는 피트니스 센터, 빨래방, 이태리식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일본식 코스 요리인 오마카세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들어선다. 또 편의점은 이전보다 대폭 확충돼 24시간 운영된다.

골프텔 전면과 1번 홀 티잉그라운드 사이 49,586㎡(약 1만5000여평)의 유휴지에는 국내 골프장에서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대형 정원이 들어선다. 다양한 수종과 수석으로 가꾸어진 정원 사이로는 물이 쉼 없이 줄기차게 흐른다. 그 물 소리에 숙박객들은 잠이 들고 잠에서 깬다. 정원을 걸으며 망중한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영락없는 신선 놀음이다. ‘무릉지(武陵池)’라는 이름이 딱이다.

페어웨이가 내려다 보이는 쾌적한 객실 내부. 군산CC

골프 연습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장 300m 이상의 연습장은 인공 매트 타석과 천연 잔디 타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그물망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벙커 연습장과 연습 그린, 그리고 쇼트 게임장까지 갖추고 있어 최상의 연습 환경이 아닐 수 없다. 가성비가 국내 골프 연습장 중 가장 좋다는 평가다. 많은 엘리트 선수 외에 주말 골퍼들이 장박을 하면서 골프에 정진하기에 안성마춤이다.

군산CC의 리뉴얼을 총지휘하고 있는 한 임원은 “나머지 63홀도 점차 리뉴얼에 들어가 군산CC가 국내를 너머 세계적인 골프&리조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확 달라진 새로운 군산CC에서 골프의 진수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했다.

군산CC는 한국골프의 요람으로 통한다. 다양한 골프 대회 개최로 인재육성과 골프 대중화 및 골프 꿈나무 육성 등 체육발전을 위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골프학교를 설립한다는 목표다.

장박 고객의 필수 편의시설인 세탁실. 군산CC

그는 이어 “우리 군산CC는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이 감동하는 골프장, 편안함을 드리는 골프장,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골프장,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골프장”이라며 “우리 골프장을 찾아 주는 모든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확 달라진 군산CC를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노래가 하나 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로 시작되는 송창식의 ‘선운사’다. 전북 고창군에 있는 선운사는 군산CC와는 꽤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달라진 군산CC를 보면서 송창식의 선운사가 필자에게 강하게 오버랩 되는 것은 그 첫 구절 가사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렇게 개사를 해보았다.

군산CC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이 시리도록 푸르디 푸른 그런 좋은 날 말이에요. 당신은 언젠가 그만 꼭 오시고야 말거에요.…(중략)… 확 달라진 군산CC에 가신 적이 있나요.

골프텔 객실에서 내려다 본 무릉지와 골프 코스. 군산CC

군산=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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